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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won LEE Aug 28. 2022

매거진 인터뷰

코리안 캠프  & 데일리 투머로우

코로나가 가져온 슬픔

코로나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처음 뉴스로 접했을 때는 나와는 큰 상관이 없는 일로 여겨졌지만 대구를 시작으로 한국에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나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동네 슈퍼를 가더라도 마스크를 꼭 써야 했다.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때는 어색하고 특히 안경에 습기가 차서 불편하였다.) 시간이 가며 점점 더 심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다. 가족들은 아무런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이별을 경험해야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안겨 주었다. 외출도 잘 다니지 못해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엔터코리아 코리안 캠프 (민간 외교)

나처럼 해외봉사를 같이 갔다 온 선후배, 그리고 친구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근처에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번 줌(Zoom)으로 모여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떻게 뜻깊게 시간을 쓸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였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한글을 가르치는 실시간 온라인 캠프를 열기로 정하였다. 비영리 임의단체를 설립했고, 단체 명을 엔터코리아 (Enter Korea)로 정하였다. 캠프 명은 코리안 캠프 (Korean Camp)로 정하였다. 각 나라에서 해외봉사를 하며 그곳에 많은 현지인들과 민간단체 및 정부 기관 담당자들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과 연락하여 캠프를 준비하였다. 참가비를 받지 않는 순수한 민간 외교 성격의 캠프로 진행하였다. 캠프에 필요한 비용들은 지역 후원 단체 및 지인들을 통해 후원을 받았다.


대상 지역은 동남아시아, 그리고 대학생을 주 참가자로 정하였다. 동남아시아에선 페이스북 사용률이 높아서 소통하고 공지할 용도로 페이지를 개설하였다. https://www.facebook.com/EnterKoreaOnline

비영리 임의단체로 등록하였다. (2021년 7월에 제작된 단체 소개서 中)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여 학생들과 소통하고 캠프 내용을 공지하였다.


6개국, 8,200명의 학생들을 만나다

첫 시작은 2021년 1월 베트남이었다. 1월 18일에서 20일까지 3일간 약 600명의 학생들과 줌을 통해 캠프를 진행하였다. (캠프를 전체 준비하기까지 약 두 달 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두 번째 캠프부터는 준비 시간이 많이 줄었다.)


먼저 어떻게 홍보하고 어떤 콘텐츠를 준비할지 기획하였다. 그 후 팀별로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직접 오지 못하지만 랜선 여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한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BTS에 열광하는 학생들을 위해 댄스 아카데미를 제작하였다. 또한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현 교사로 재직 중인 분과 베트남어 학원 강사로 활동 중인 분을 찾아가 재능 기부로 영상을 촬영하였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학생들은 한국이 눈부신 성장을 이룬 배경에 대해 관심이 많다. 불과 6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아프리카의 우간다 보다도 가난한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마인드에 대해서 전문 강사들을 초빙해 영상을 제작하였다.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랜선 여행, 한국어 클래스, K-댄스, 명사 강연, 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1월 30일 하루 동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캠프를 개최하였다. 이때 참석한 학생 수는 2천 명에 달했다. 원활한 캠프 진행을 위해 최대 천 명까지 접속이 가능한 줌 계정을 3개 결제하였다. 그 후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와 몽골까지 포함하여 6개국, 8,200여 명의 학생들과 캠프를 진행하였다. (그 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해제되면서 온라인 활동은 잠시 쉬다가 이번 달에 캄보디아로 팀원들이 오프라인 캠프 준비를 위해 출국했다.)

2021년 7월에 제작된 단체 소개서 中 활동 내역 발췌.

수익을 버는 것이 아닌 순수한 재능 기부 형식으로 진행한 캠프였기에 힘이 들기도 했지만, 함께 준비하던 사람들 모두 매번 캠프가 끝날 때마다 감사와 성취감 그리고 뿌듯함을 느꼈다. 이러한 마음들이 계속 캠프를 진행하도록 이끌어 주었다. 그리고 매 캠프를 마칠 때마다 인터넷 기사를 올렸다.

저도 진행 팀장으로 활동하며 인터뷰를 할 때가 있었습니다. 네이버에서 엔터코리아 이경원으로 검색하면 해당 기사들을 볼 수 있습니다 :)


투머로우 매거진 인터뷰

올해 5월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데일리 투머로우라는 매거진 사인데 인터넷에 올라온 활동들을 보고 나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찾아보니 투머로우 매거진은 많은 공기관 및 학교, 그리고 단체에 공급되고 매년 12만 부 가량 인쇄되는 큰 규모의 월간 교양지였다. 배우, 장관, 기업인 등 유명인사에 대한 인터뷰 기사와 함께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도 실리고 있었다.


평일 하루 시간을 내어 매거진 사를 방문하였다. 야외 벤치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사실 인터뷰라는 느낌보다는 담소를 나누는 느낌이었다. 기자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필요한 말을 잘 이끌어 내어 주었다. (기자는 역시 기자가 싶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막막했던 일,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생업을 맡고 있는 일 속에서 틈을 내어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던 일,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갈등이 생겼던 일, 후원금이 부족해 마음을 졸였던 일 등 어려웠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캠프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너무 즐거워하고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후기를 남기는 것을 볼 때 참 감사하고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수익이 생기는 일도, 누군가에게 크게 인정을 받는 일도 아니었지만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 마음에 모두 이런 감사와 행복이 흘렀다.

선선한 날씨 속에 편안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기사에는 회사 이야기도 실렸다. 브런치에도 조금씩 적고 있지만 업무적으로,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갈등을 겪었다. 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항상 나를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히 그 일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데 힐링이 되고 있었다.


2시간 정도 인터뷰를 한 후, 사진 기자와 함께 장소를 이동하여 촬영을 하였다. 나중에 사진을 받아보니 꼭 소장하고 싶을 만큼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는 주위 분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부모님과 가족은 네가 이런 일도 하냐며 놀라워하셨다. 어머니께서는 아직도 나를 어린아이로 생각하고 계셨는데 좋은 일을 많이 한다며 칭찬해 주셨다. 회사 직원들도 그냥 다 같은 직원으로 보이는데 가끔 이렇게 특별한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다며 놀라워하였다. 사실 내가 보기엔 쭈글이 인생 이야기가 적힌 것 같지만, 이를 통해 또 감사한 일이 하나 더 생겼다.

교보문고에 책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2022년 6월호)



인생은 행복을 배우는 과정

인터뷰 기사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내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짜 내게 필요한 것을 놓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행복을 느끼면서 그토록 고민하던 문제가 모두 풀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별한 것을 한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함께 했을 뿐인데 제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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