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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공황장애'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카톡 방학중-하루 세 번만 확인합니다
by
글구름
Jul 27. 2023
모든 사람에게 즉시 즉답 하는 것이
내 마음이 편안해~난 다정한 사람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오랜 세월 살아왔습니다.
늘 그렇게 맞추며 살아오다가
마음이 몹시 지쳤던 어느 날,
괜찮은 줄 알았는데 단톡방의 대화 글자들이
음성 지원이 되는 듯 너무도 시끄럽게 들려왔습니다.
톡확인을 했음에도 답을 달지 않자
괜히 불안증이 밀려와 가슴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누가 저의 답을 원한 것이 전혀 아닌데도
이놈의 마음이 지 혼자 불안하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 불안함을 못 이기고 어렵게 글을 남겼는데
그다지 관심도 못 받으면 이 나이에 그게 또
그렇게나 상처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증상을
카카오톡 공황장애
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고 예의를 갖추어야 된다는
강박이 이 증상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는 한없이
친절하고 예의 바른데 톡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차갑기만 한 사람이 있습니다.
또 어떤 이는 톡에서는 유난히 더 밝고 쾌활하다가
막상 만나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글은 표정과 말투가 느껴지지 않으니 훨씬 더
잘 표현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응하다 보니
카톡 공황장애에 걸린 것 같습니다.ㅜㅜ
더 방치하면 카톡방을 넘어 진짜 나에게 영향을 미칠까 겁이 나 아이 방학과 동시에 '카카오톡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톡이 오면 상단에 뜨는 기본 알림까지 모두 가림으로
새로 설정했고 아침, 점심, 저녁 딱 세 번만 확인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화에 동참하기보다는 해야 할 말 만
하는 것으로, 재밌는 사람이기보다는 진중한 사람으로
이미지 변경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역시나 모든 일에서 언제나 그러했듯
제가 있든 없든 아무 상관없이 대화할 내용은
흘러갔고 문제가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혼자 존재감을 보이고자 안달복달했던 지난날이었던 거죠.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닌데 늘 톡 대화만으로도 피로했던 날들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켰습니다.
덕분에 요즘 그토록 좋아하는 고요한 사색의 시간이
늘어나 글 쓰는 즐거움을 다시 만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 저에게는 이 시간이 꼭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내면의 나와 대화하고 수시로 궁금한 여러 가지를 채우며 세상을 천천히 바라보고 경험하는 요즘의 시간들!
저는 무더운 한여름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쭈욱 들이키는 듯한 청량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스커피를 마시다가 물방울을 닦고자
스마일 냅킨 위에
유리컵을 올려놓으니 컵과 스마일이 하나가 되어 저에게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밖에 보여주는 미소 말고 나를 위한 미소를 지어야지~
그렇게 지금은 내 안을 살펴야 할 때임을 깨닫습니다.^^
2023.07.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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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카톡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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