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밑에서 승용차를 건진다. 안타까운 눈길을 잔뜩 받으며 무겁게 끌어올린다. 아홉 살 유나의 맑은 눈빛도, 허우적거리는 부부의 굳은 표정도 끌어올린다. 완도 송곡항은 슬픔을 건져낸다.
아이가 축 늘어진 채 엄마에게 업혀 나오는 장면을 보고 이런저런 상상을 한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워진다. 그 부부가 처한 상황들을 알고 나니 기분이 더 무거워진다. 부부는 위기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고 위기감을 우리에게 남겼다.
코로나19는 돌발변수였다. 경제, 심리, 육체, 문화 등 다방면으로 사람을 힘들게 했지만 유통 등 몇몇 업종을 살리기도 했다. 우리에게 의심과 단절을 주었지만 워라밸과 저녁이 있는 삶이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견디고 버텨내는 것이 삶이라고 가르쳤다.
아직 말을 못 하는 두 돌 박이가 잠자기 전에 동물인형들을 눕힌다.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따뜻하다. 그래, 밤에는 자고 아침에 다시 살자. 사는 게 별거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