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꽃은 몽글몽글하다

by 송명옥

"선생님, 조밥이 뭐예요?"

'아니! 조밥도 몰라요?'라고 답하지 않았다. 좁쌀로 지은 밥은 조밥, 입쌀로 지은 밥은 이밥이라 답했다. 꽃이 이밥처럼 뽀얗다고 이팝나무, 조밥처럼 노랗다고 조팝나무라고 덧붙였다. 앗! 조팝나무꽃은 하얗고 조밥처럼 몽글몽글해서 조팝나무인 것을! '조밥'을 묻는 청년과 책모임을 한다. 그림책과 교양서적을 정해 읽고 매주 만난다. 화학전공자인 그녀는 나와 독서성향이 다르고 그림자도 다르다. 서로 달라서 들을 말이 있다.


"이팝나무를 왜 도심에 가로수로 심지?"

이팝나무꽃이 환한 밤에 시니어께서 중얼거리신다. 중늙은이들이 말한다. ~지자체마다 따라 심기 때문이다, 핑크뮬리도 유채꽃도 유행처럼 심더라, 환경보다 관광객에 눈을 맞추기 때문이다.~

"꽃가루가 날리는데 왜 도심에다가!"

봄 벚꽃이 스러지면, 여름 입구에 이팝나무 명소가 요란해진다. 꽃은 규모나 색이나 향으로 중생의 기분을 바꾸어 준다.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만 꽃도 구경도 한철이지.


다음 주 책모임은 이팝나무숲으로 간다. 흥해향교 뒤편 야산에 군락지가 있다. 도심에 이미 만개했으니 향교와 임허사를 지키는 이팝나무들도 꽃망울을 터뜨렸겠지. 이팝나무 꽃그늘에서 소설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을 이야기하리.

흥해향교 이팝나무에 꽃이 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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