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날, 남는 선택

by 송명옥

갈까 말까? 피곤하니 다음에 갈까? 집에서 늘어지느니 가볼까? 평일이라 복잡하지 않겠지만 입장료도 비싼데. 집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양평휴게소 들어가 네비를 고친다. 중앙고속도로에 들기 전에 원주 '뮤지엄 산'으로 간다. 12:00, 주차장이 이미 빼곡하다. 30°c를 넘는 평일 낮에 그늘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땡볕에 주차한다. 대형버스에서 관람객들이 내리고 매표소 창구마다 문화인들이 느긋하다. 나만 처음 온 것은 아닐 텐데.


"6월 문화의 날, 50% 할인" 웰컴센터 입구에서 입이 벙긋해진다. 경로우대가 20% 할인이니 50%는 횡재이다. 명상관은 전 시간대 예약완료이다. 뮤지엄 본관과 14시 제임스 터렐관을 1만 9천 원에 결재하고 느린 걸음으로 산책한다. 패랭이꽃밭과 자작나무길을 걸어 본관으로 간다. 물 위에 뜬 것 같은 워터가든이 눈부시다. 2013년에 완공된 <뮤지엄 산>에 어찌하여 나는 이제야 오는가. 유현준 교수의 <인문건축기행>을 읽으니 인연이 되는가?


3시간 30분 동안 <산> 꼭대기에서 정원과 박물관, 미술관, 빛의 마술에 젖는다. 철저한 인공 공간이 욕심과 먼지를 자꾸 털어준다. 또 오면 명상관에 젖으리라 소망하며 <산>을 나온다. 일주문을 나서듯 걸음이 가볍다. 뮤지엄 산을 선택한 날, 마음이 구름처럼 폭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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