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인지 힌트도 없고 목차도 없는 책, 오롯이 인물들의 이름만으로 90편, 470쪽을 엮은 책이다. 친절하지 않은 소설이다. 나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말은 익숙하지 않다, 세련되지 않다는 뜻이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이라는 뉴베리상 2023년 대상 수상작이다.
술술 읽히는 「프리워터」는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흑인 노예들의 삶, 자유를 찾아 탈주하는 모험, 습지의 섬 같은 땅에서 이룬 흑인들의 마을, 소재는 아주 독특하다. 단숨에 읽게 된다. 노예일 때도 탈출해서 자유를 얻어도 흑인노예의 삶은 비참하다.
천명관의 장편소설 「고래」는 2004년 발표작인데 2023년 부커상 최종 후보로 올랐다.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덕인지 후보로 올랐다는 기사가 떴다. 그 덕에 재출판되고 나도 읽은 셈이다. 술술 읽히는 소설, 우연이 남발된 소설, 전지적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다. 515쪽에 하드케이스를 입혀 책값만 비싸다.
free water? 습지의 높은 땅이란 뜻인가? 술술읽고 나니 입담 좋은 사람과 헤어진 느낌이다. 섭섭하고헛헛하여글 없는 그림책 「수영장」을 넘긴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구석구석 읽는다. 고개를 끄덕이며 40쪽을 천천히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