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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1. 2024

블루 멜라닌 소년아, 미안하구나

<멜라닌> 하승민 한겨레출판사 2024년 312쪽

-'멜라닌'  동물의 체표에 존재하는 흑갈색 또는 검은색의 색소(ㄷ한국어사전)  

-멜라닌은 ~ 티로신의 대사과정 중 마지막 생성물로서 사람의 피부에 있는 점과 흑인들의 피부 멜라닌 생성세포에서 관찰되며~(ㄷ 백과사전)

-<멜라닌> 2024년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피부가 파랗게 되는 ‘블루 멜라닌‘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


파란 피부의 소년과 미국 이민에 동참하지 않는 베트남 엄마, 그들의 시간이 평범하지 않다. 차별받는 주인공의 삶이 궁금한데  술술 읽힌다. 곱씹지 않아도 삼복더위에 집중되는 소설이다.


몇 년이나 눈길을 끌지 못하던 선인장이 꽃을 피운다. 말복을 지나 처서를 앞두고도 수그러들지 않는 더위에 분홍색을 피운다. 사나흘 머금고 있던 꽃망울을 터뜨리고 딱 한 나절 뽐내더니 해가 넘어가자 인디언 핑크색이 쪼그라드네. 오래 보여 주지 않아서 귀하게 느껴지는가? 대화서각, 귀한 꽃망울을 찍어 두지 못해서 아쉽다.


선인장은 사막지대가 고향인데 어쩌다 여기에 왔는가? 가족도 이웃도 없이 낯선 곳에서 홀로 꽃 피우는 심정이 어떨까? 법당 앞에 뿌리내린 키 큰 파초는 시인의 공감이라도 받지. 버락 오바마, 카멀라 해리스는 카메라를 받는데. 블루 멜라닌 소년아. 너의 선택도 아닌데 너무 고달프구나. 미안하다, 소년아.


다육이 '대화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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