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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1. 2023

 지경리에 미역 말리는 날


영일만 북파랑길 4코스 12구간을 걷는다. 영덕군과 포항시의 경계인 지경천에서 화진해수욕장 대전천까지 구간이다. 해안로는 7번 국도와 나란히 간다. 멀리 7번 국도로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며 화살표를 따라 해안로 2km를 걷는다.

09시, 지경리에 주차한다. 미세먼지는 좀 있다 하나 기온 12도면 걷기 좋다. 30분 만에 화진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분위기가 이상하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이고 경찰복이 줄지어 서 있다. 대전천 화진 1교 앞으로 경찰차가 즐비하고 경찰차 사이사이 경찰복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멀리 군함이 보이고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마이크 소리가 난다. 민간인 자동차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한미연합상륙훈련이다. 수직이착륙 수송기는 조사리로, 공기부양 상륙정은 화진해수욕장으로 침투한단다. 기자들 100여 명이 보고 찍으며 무더기로 움직인다. TV나 신문으로 보게 될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다니. 살짝 흥분하면서 잊고 있던 우리의 현실을 실감한다.

돌아오는 길에 지경리에서 미역 말리는 주민들을 본다. "어린 전복 심으면 복이 되어 돌아온다"는 플래카드가 펄럭인다. 방파제에는 낚시꾼이 한가롭고 펜션도 식당도 조용하다. 한미연합상륙훈련장에서 1km 떨어진 지경리에 미역 말리는 날, 돌아보니 화진해수욕장은 평화롭다.





#화진해수욕장


#지경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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