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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명옥 Aug 21. 2023

뚱딴지꽃차는 갑이다


"홍차는 없네요."
"네. 홍차 대신 꽃차 있어요."
"향이 강하지 않은 차 추천해 주세요."
"뚱딴지꽃차 추천합니다."

유리 주전자 안에서 뚱딴지꽃이 활짝 핀다. 국화를 닮은 모양에 빛깔은 매력적이고  맛은 편하고 국화향도 살짝 있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나 얼그레이는 잎차라서 꽃이 없는데 뚱딴지꽃차는 예쁘다. 잠시 '카페 잘못 들어왔다'라고 생각한 것이 미안해진다. 뚱딴지꽃차는 갑이다.

뚱딴지는 돼지감자의 별명이다. 길쭉한 것에서 울퉁불퉁한 것까지 모양이 다양하다. 꽃은 예쁜데 감자는  너무 엉뚱해서 '뚱딴지'라 불리나? 옛날에는 야생하는 뚱딴지를 돼지에게 주어서 돼지감자일까? 지금 돼지감자는 달고 시원한 맛에 아삭한 식감이 좋아 서양에서는 땅사과라고도 부른다.

목요일 그림책 동호인 6명 중 3명이  모였다. 환호동 언덕 위 카페에서 '돼지감자꽃차'를 마시고 <경옥>을 만나고 <소년의 마음>도 보았다. 그림책을 함께 보는 시간이 만족스럽다. 아침에 애마를 덮은 꽃가루를 보며 불쾌하던 내 기분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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