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최고령 모감주나무를 뵈러 간다. 안동 송천동에서 꽃 피운 370세 모감주나무이다. 찻길가에 서서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면서도 황금색꽃을 피우고 있다. 370년 넘은 golden rain tree. 깁스하고 목발에 기대어도 의연하시다.
14:00, 고운사 산문에 주차하고 일주문까지 1km를 맨발로 걷는다. 가끔 지나가는 승용차들은 거북이다. 시속 10km 팻말이 촘촘히 서있어도 쌩 달리면 걷는 사람들은 먼지를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차 두고 함께 걸으면 더 좋지만 속도라도 확실하게 낮추는 배려가 고맙다. 땀 흘린 나에게 우화루에서 블랙티 한 잔 대접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권정생 동화마을로 간다. 선생의 흔적들을 모은 집이다. 독신인 선생께서는 '다시 태어나면 25살에 22~23살 처자와 연애하고 싶다' 하셨다. 마지막 말씀이 '어머니!'. 그냥 숙연해진다. 감히 말을 못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