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위한, 나만의 초록빛 위로
눈물이 그녀의 목소리를 잠시 쉬게 했다.
커피는 식었고, 잔 아래엔 얇은 기름이 남아 있었다.
나는 커피잔을 치우기보다,
맑고 투명한 유리잔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 그녀 앞에 놓았다.
그녀는 한동안 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나의 손을 잡았다.
"조금 어때요?"
손을 잡은 채, 나는 천천히 그녀 옆에 앉았다.
눈물에 기운을 쏟았던 그녀는 힘겹게 웃으며, 작게 말했다.
"고마워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고마워했지만,
나는 조금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책은 선물이에요.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조금 특별해질 그녀의 삶이, 나를 설레게 했나?
입꼬리를 누르기엔 이미 늦어 있었다.
먼지가 그득한 책의 포장을 조심스럽게 뜯자,
먼지는 초록빛을 머금은 채 별처럼 흩어졌고,
그녀만을 위한 초록빛 보호막이, 그녀 곁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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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