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사람의 성격이나 품성으로 정의하며, 한자로는 '心'으로 쓴다. '心'을 사용하는 표현으로는 몸과 마음의 심신(心身), 타고난 마음씨인 심성(心性), 마음의 작용과 의식의 상태인 심리(心理), 생명의 근원인 심장(心臟), 마음의 움직임을 느끼는 심기(心氣) 등이 있다.
인간관계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인만큼, 마음과 마음의 관계이기도 한다. 사회가 세계화되면서 전통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예전의 마음은 신세계 문화속에서 혼돈을 일으키는 예가 우리의 가정과 사회속에 종종 생기게 된다. 예전에는, 소위 일컫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나, 속 다르고 겉 다른 사람은 일절 상면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의 발전된 통신과 교통수단은 그러한 사람들 과도 이따금씩 마주치도록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나누고, 맞고 틀림을 나누는 흑백논리가, 부분적인 면을 지칭할 뿐, 전체적인 면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이 세상은 완벽한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누구나 잘못이 있고, 나쁜 점도 있다. 다만 잘못을 뉘우치고 나쁜 점을 고치면서 살면 인간관계를 맺기에 편한 사람일 것이다. 반대로 좋은 사람이 자신은 잘못이 전혀 없고, 좋은 점만 가지고 있다면 인간관계를 맺기에 힘든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마음의 상태를 언어를 사용하여 표현한다. 예를 들어 마음이 아프다, 상하다, 들뜨다, 흔들리다, 가라앉다, 좋다, 나쁘다 등의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가 하면 마음의 상태는 우리의 몸 특히 얼굴이나 음성을 통하여 전달되기도 한다. 가령 가까이 지내는 어느 사람이 자신의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우리는 그 사람이 말하기도 전에 그 사람의 표정이나 음성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울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우리의 마음을 나눌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부처님의 큰 마음을 배우려 하고, 다른 사람들과 모두 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움직이는 마음
'마음대로 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설명해도 안 될 때, 일이 잘 안 풀릴 때, 짜증 나고 귀찮을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이 말을 던지곤 한다. '마음대로' 하는 일은 말 그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마음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다. 실로 우리의 마음속에는 기쁜 일, 슬픈 일 등 여러 가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다양한 감정들이 얽히고 움직이면서 우리의 마음이 어디론가 흘러간다면, 그 흐름이 자연과 우주의 섭리에 따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허공에 가득 찬 공기는 낮은 기압 쪽으로 움직여 바람을 일으키고, 산에서 흐르는 물은 낮은 곳을 향해 물길을 따라 흘러 강을 이룬다. 지구는 태양 궤도를 따라 움직이며, 하늘의 수많은 별들도 저마다의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이처럼 아무 제약이 없어 보이는 자연과 우주에도 저마다 주어진 섭리를 따라 움직이는 길이 존재한다.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움직이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어 따뜻한 정이 흐르게 된다. 반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게 되면 마음은 지치고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우리의 마음이 자연과 우주의 섭리를 따라 움직일 때,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며 온갖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음의 중심(中心)
모든 물체에는 무게의 중심(重心)이 있다. 우리의 몸에도 무게의 중심`이 있다. 그 중심이 어디인지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조상들은 힘의 원천지로 단전을 중요시했다. 마음에 무게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도 중심(中心)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마음의 중심은 신앙의 가르침일 수도 있고, 삶의 목표일 수도 있으며, 무언가를 하고 싶은 열정일 수도 있다. 마음의 중심이 살아 있는 중심이 되어 우리의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이를 계발하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살아 있는 마음의 중심은 우리에게 삶의 힘을 주며, 특히 삶이 힘들 때나 의미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된다.
마음의 중심은 모든 생각의 근원점이다. 생각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무 생각도 없으며, 그 없던 지점에서부터 생각이 시작된다. 이 생각의 근원점은 생각의 '없음'이 '있음'으로 변환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마음의 근원점, 혹은 중심점은 '생각이 없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심점에서 순간순간 가지각색의 생각이 생겨나며, 그 생각이 커져 걱정과 근심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생각이 생기기 이전의 상태, 즉 마음의 중심점인 '생각이 없는 지점'으로 돌아갈 때, 우리는 부질없는 생각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게 된다. 비워진 마음은 지혜로 채워질 수 있다.
마음의 중심(中心) 이동
마음의 중심(中心)은 물체의 중심(重心)과 달리 한곳에 정지하여 있다기 보다는, 배가 바다에서 무게 중심과 부력 중심을 함께 가지는 것과 같이 주변 여건에 맞추어 이동되어야 한다.
우리의 마음을 원으로 생각할 때 마음의 중심은 그림 1과 같다. 그림2는 우리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 마음의 중심이 두 사람 간의 공통된 부분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3은 여러 사람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속에서 인간관계를 맺을 때 우리들의 마음의 중심이 여러 사람들 간의 공통된 부분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4에서와 같이 마음의 중심이 각자 마음의 중심점에 고착되어 있으면 우리는 가족관계 또는 인간관계에서 분리된다. 가족관계나 인간관계 속에서는 마음의 중심이 지혜롭게 가족이나 공동체의 마음의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참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
참는 마음, 믿는 마음, 듣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등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인간관계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이겨내지는 못한다.
인간관계 중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가 가족관계, 특히 자녀관계가 아닌가 한다. 자녀관계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촌수로 볼 때 부부는 무촌, 부모와 자식은 1촌, 형제와 자매는 2촌의 관계라고 한다. 부부의 무촌은 한 몸 한 마음을 뜻하지만 남남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1촌 관계는 피로 맺어진 가장 가까운 관계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대표적인 마음은 참는 마음이다. 부모의 마음은 자신들의 삶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자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은 참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자식으로부터 존경도 도움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식이 잘 되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빠지면 나 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매사에 감사하고, 모두에게 감사하고, 자녀에게 감사하고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밝은 마음
낮과 밤은 매일 변함없이 찾아온다. 낮에 보이던 사물들이 캄캄한 밤에는 보이지 않고, 밤에 보이는 하늘의 별들은 낮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사물들이 해의 빛이 있고 없고 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자연의 현상은 우리의 마음 속에도 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밝은 면도 있고 어두운 면도 함께 있다. 밝은 면만 가진 사람이나, 어두운 면만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낮과 밤의 이치로 보자면, 아마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은 동일한 같은 면 일 수도 있다. 단지 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뿐 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듣는 마음은 우리의 마음가짐을 밝게 해준다. 이러한 밝은 마음은 우리가 부지런히 우리의 마음을 닦을 때 빛이 나며, 닦지 않으면 어느새 빛을 잃고 어두움에 가려진다.
연못 같은 마음
괴로운 마음, 미운 마음 등은 어려운 마음이다. 어려운 마음은 마치 풀밭에 생기는 잡초와 같아서 쉽사리 없어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괴롭힌다. 마음을 달래고 어려움을 이기는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아무 방법도 없는 것이 최상의 방법은 아니다. 무엇인가의 방법을 찾아서 어려움을 이기도록 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좋고 나쁘고 힘들고 괴로운 온갖 종류의 기억들이 모여 있다. 이는 마치 주위의 작은 시냇물들이 모여서 이루는 작은 연못과도 같다. 주위에서 흘러 들어오는 깨끗한 물 더러운 물 등 온갖 종류의 물들이 모여들고, 때때로 그 연못은 진흙탕 물이 되어버린다. 진흙탕 물이 된 그 연못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피여 오르고 그 연꽃의 아름다움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게 우리의 마음이기도 한다.
예컨대, 부처님은 큰마음을, 공자님은 어진 마음을, 예수님은 사랑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전수한다.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이웃을 배려하며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듣는 마음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한결 같은 마음
지금은 사라져 가지만 우리의 옛 마음 속에는 자식을 떠나 보낸 어머니가 한 밤중에 마당에 나와 밥상 앞에 물 한 그릇 떠놓고 두 손 모아 달님에게 자식의 안녕을 비는 모습이 남아 있다. 세상이 변하여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하늘의 마음이기도 하다. 부모는 하늘을 믿고, 하늘은 어려워하는 부모의 마음을 달래 준다. 이러한 믿음의 관계는 우리가 어려울 때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믿는 마음은 종교의 기본이기도 하다. 믿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