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마음의 표현이며, 생각의 산물이다.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해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이며,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눌 수 있다. 기쁘고 즐겁고 감사하며 편안하고 재미있고 행복한 느낌은 긍정적인 감정에 속하고, 나쁘고 불쾌하며 슬프고 미워하고 화가 나는 느낌은 부정적인 감정에 해당한다. 감정은 상하기도 하고 일어나기도 하며, 한번 일어난 감정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기도 하고, 폭발하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라는 옛말이 있고, '세치 혀가 백만군사보다 강하다'라는 말도 있다. 살다 보면 진정 말의 힘을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절망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때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가 힘이 된다. 그런가 하면, 생각 없이 하는 말 한마디가 '말의 씨'가 되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일이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고 꼬이기 시작하면, '그러면 안되지' 등 하고 싶은 말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말들이 입밖으로 나가게 되면 인간 관계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하고 싶은 부정적인 말은 침을 삼키듯이 삼켜버리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긍정적인 말로 바꾸어 사용하여야 한다.
말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도 있고, 해가 되는 말도 있다. 이상하게도 도움이 되는 좋은 말은 쉽게 사라지지만, 해가 되는 나쁜 말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괴롭힌다. 한번 나간 말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말은 칼 쓰듯이 조심해서 써야 하고, 돈 쓰듯이 아껴 써야 한다.
긍정적인 말과 침묵
'말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 (Speech is silver, silence is gold)' 라는 영어 속담이 있다. 말을 강조하는 영어 사회에서 '침묵'에 대한 재조명 같기도 한다. 이러한 '침묵'을 중시해온 우리의 전통 관습이 새삼스레 느껴지게도 한다.
사실 바쁘게 생활을 하다 보면 말보다 침묵에 역점을 두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침묵은 우리의 주위에 있다. 상대의 말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조용히 들어주는 것, 명상 중에 침묵을 통해 마음의 정화상태에 이르는 것, 스님들의 묵언수행, 수도원에서의 침묵기도 등 많이 있다. 이러한 침묵은 말없이 고요한 마음의 표현이다.
말에는 종류가 많이 있다. 힘이 되는 말, 해가 되는 말, 상처 주는 말, 격려의 말, 칭찬하는 말, 위로하는 말 등 많이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인해 오랜 인간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약이 될 수도 있다. 말 한마디 속에는 긍정적인 힘도 부정적인 힘도 함께 있다. 그런가 하면, 말로 할 수 없는 기막힌 경우도 있고, 말없이 마음을 전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경우도 있다.
말하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말을 많이 하다 보면 때로는 내 의도와 다르게 뜻이 전달되고 그로 인해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긍정적인 말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이 우선 돼야 하고 상대에게 긍정적인 뜻이 바르게 전달이 될 수 있게 세심한 배려 또한 필요하다. 긍정적인 말 속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긍정적인 말은 말의 기교가 아니라, 말이 필요 없는 침묵의 말일 수도 있다. 자주 접하는 침묵의 시간은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며, 긍정적인 말을 하도록 도와준다.
소리에 실리는 말(言語)
생각과 뜻, 감정과 느낌은 무엇 보다도 말을 통하여 전달되고, 말은 소리의 형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며, 말을 통하여 대화가 이루어진다. 말의 한자어는 언어(言語) 이다. 언어의 종류는 전 세계에 5000여개가 넘는다고 하며, 사람이 성대를 통하여 낼 수 있는 알파벳과 같은 언어의 음소는 200여개의 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언어의 대화는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말이 소리로 전달될 때 감정도 따라 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말소리에 어떤 감정이 묻어 있는지에 따라, 내가 생각하는 말과 상대가 듣는 말이 같은 말이라도 다를 수 있다. 상대에게 충고와 조언을 주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말소리에는 거리감과 차가움이 있고,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하는 말소리에는 친근함과 따사함이 있다.
대화의 말소리 이외에도, 우리의 주위에는 많은 소리가 있다.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도 있고, 마음을 울리는 음악 소리도 있고, 숨소리와 같은 생명의 소리도 있다. 우리는 이따금씩 인간의 말을 멈추고 이러한 자연의 소리, 마음의 음악 소리,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도교에서 열어주는 자연의 소리, 선교(선도)에서 열어주는 기(氣)의 소리, 참선에서 열어주는 화두의 소리, 기독교에서 열어주는 하느님의 소리는 인간의 말소리를 겸허하게 해 준다.
말(言語)속에 실리는 기(氣)
말(言語)은 문화의 상징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언어는 강압적 패권 정책에서 이용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제국주의 시절 피지배국의 언어를 말살시키려는 흔적이 한국을 비롯하여, 남미(南美)와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있었다. 말이 의사 소통을 넘어 그 나라의 마음이 깊이 자리잡고 있지 않나 싶다.
우리말에는 기(氣)가 들어가는 표현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기가 막히다', '기막혀 죽겠다', '기를 죽이다', '기를 살리다', '기통 터지다' 등의 표현들이 있다. 기(氣)를 언어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가 막히고, 기를 죽이는 상황은 대체로 무시하고 욕하고 비난하는 말에서 비롯되고, 기를 살리는 상황은 사랑하고 용서하고 공감하는 말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참고: 김양규. 기와 혈은 음양 균형 맞춰야. 국민일보]
기(氣)는 분명 우리가 사용하는 말(言語) 속에 포함되어 있다. 화가 난 상태에서 하는 말에는 화기(火氣)가 있고, 즐거운 마음 상태에서 하는 말에는 생기(生氣)가 있다.
기(氣)의 소리
양상군자(梁上君子)라는 말이 있다. 대들보 위의 군자(君子)라는 뜻으로, 도둑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이다. 도둑이 집에 들어와서 대들보 위에 숨어 있을 때 '도둑이야'하고 소리치는 것보다 도둑이 제 발로 걸어 나가도록 하는 게 안전하다는 뜻을 시사하는 고사성어이다. 사실 말이 그렇지 도둑이 들었을 때, 양상군자라는 말로 도둑을 날려 보낼 수 있는 대담한 사람은 많지 않는다. 보통은 이런 경우에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이고, 팔다리가 떨리고, 뒷목이 굳어진다.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이 같은 증상을 가끔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집 안에서나 밖에서 기(氣) 막히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 화가 치밀어서 기(氣) 막히는 상태가 되고, 그 상태 역시 숨이 막히고, 가슴이 조이고, 팔다리가 떨리고, 뒷목이 굳어진다.
이와 같이 기(氣)가 막히고 숨이 막힐 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을 해 본다. 이를테면, '큼'이나 '에흠'과 같은 헛기침 소리가 기(氣)를 트이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氣)가 트이면 호흡이 돌아올 수 있고, 호흡이 회복되면 경우에 맞추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기(氣)를 트이게 하는 '큼'과 같은 소리는 음성학에서 입천장 깊은 뒤쪽에서 만들어지는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