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도 그중 하나여서 4월 말부터 여름까지 다양한 장미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데, 보통은 여름이 지나면 장미들도 사라지고 내년을 준비한다.
그런데 얼마 전 공원을 지나가다가 부지불식간에 핀 장미들을 보았다. 봄에 피어 지금껏 남은 장미들이 아닌 새로 핀 장미들이다.
11월에 장미라니... 생소한 풍경이다.
이번 주말에는 차를 타고 다니다가 더 놀라운 풍경을 보고 말았다. 아내가 놀라면서 말하길...
"어? 저거 벚꽃 아냐?"
"어? 설마 11월에 벚꽃일리가... 이따 오는 길에 확인해 보자.."
그러고는 돌아오는 길에 그 길을 들러서 차에서 내린 후에 확인해 보니, 진짜 벚꽃이었다.
11월에 벚꽃이라니... 11월의 장미도 희한한데 벚꽃까지? 10월에 추웠다가 최근 따뜻해져서 그런 건가 생각하고는 기후변화가 심하다더니 정말 큰일이구나 싶었다. 인간이 정말 사고를 치고 있나 보다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늦가을에 꽃을 보니 좋기는 하지만, 아니다 싶어서 집에 돌아와서는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검색해 보니, 춘추벚나무라고 봄가을에 피는 벚꽃이 있다고 한다. 장미도 여러 종이 있는지 가을에 피는 장미가 있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쓸데없는 걱정을 해서...
생소한 가을풍경에 놀랐다가 안도감이 들었달까.
좋은 풍경을 쉽사리 넘기기 못한 나도 희한한 사람이지만, 가을이라는 계절도 나 같은 식물 무지렁이를 놀래키는 희한하면서도 장난스러운 계절이 아닌가 싶다.
좀 긴 덧붙임. 주말에 간 곳에서 벌새를 보았더랬죠. 분명히 벌보다는 훨씬 크고 날갯짓도 달랐습니다. 아내와 저는 벌새를 다 보네 하고 급히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을 보고 좀 이상하다 싶어 찾아보니 '박각시나방'이라고 하네요. 벌새는 우리나라에서는 서식하지 않고, 보통 벌새랑 착각을 많이 한대요. 허허허... 얘도 저를 속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