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빵을 많이 좋아한다. 빵돌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빵을 자주 먹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빵 중에서는 크루아상과 깜빠뉴 계열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크루아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이렇다.
사실 콕 집어 크루아상이라기보다는 패스츄리처럼 되어있고 겉이 바삭한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그중에서 건포도나, 견과류 등과 같이 다른 외적인 요소 없이 맛을 내는 빵인 크루아상이 여러모로 나에겐 맞는 것 같다.
커피와 함께 크루아상을 먹을 때면, 겉의 바삭한 부분을 누가 먹을지 놓고, 아내와 별 것 아닌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는데 그만큼 겉의 바삭함이 주는 맛은 다른 빵에서 맛보기 힘든 부분이다. 특히, 먹을 때 버터향이 그윽하게 난다면 더 좋고 말이다.
예전에 친구와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그 친구의 추천으로 서래마을에 있던 유명 빵집의 크루아상을 먹게 된 적이 있었다.
출처 : 친구가 소개해준 그 빵집 소개자료
집에서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맛있는 크루아상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먹었던 그때의 그 크루아상은 여태 먹었던 크루아상 중에서 최고의 맛이었다. 갓나와 온기가 살아있으면서 버터향이 그윽하게 풍기던 그 빵을 먹었을 때엔 '아~ 이게 바로 진정한 크루아상이구나!' 싶었다.
이후, 한 1~2년 정도 서래마을을 통과할 일이 종종 있었어서, 지나갈 때마다 그곳의 크루아상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크루아상은 또 다른 의미로 사용이 되는데, 빵집을 다닐 때마다, 그 빵집의 가격 수준이나 실력을 비교하는 잣대가 되는 빵이기도 하다. (요즘엔 소금빵으로 비교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절한 크루아상의 가격 대비, 이곳의 가격은 어떠한가를 보고 그 빵집의 전체적인 가격 수준을 판단하게 된다. 왜냐하면, 크루아상은 (앞서 말한 소금빵 또는 깜빠뉴도 포함해서) 베이커리에 상관없이 거의 같은 재료와 기법 그리고 유사한 크기를 갖고 있어서 가격이나 빵을 만드는 실력을 비교하기에 좋은 빵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상에 한국의 빵값에 대한 논란이 있다.
그 논란에 대해 전적으로 나도 공감하는 바, 실제 베이커리를 운영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우리나라의 빵 값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싸다고 생각한다.
출처 : 이코노미스트(19년 자료)
특히 나나 아내와 같은 빵돌이 빵순이에겐 많은 부담이 돼서, 빵집을 가면 눈으로만 실컷 구경하고 정작 빵은 2~3개만 사서 오게 된다. 그렇게 해도 계산된 가격은 만원이 훨씬 넘는 게 현실이고...
분명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그 빵값 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겠으나, 밀, 설탕, 우유, 버터를 등 주 원재료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인건비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나라보다도 두 배 넘게 비싼 빵값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다.
특별한 재료가 많이 들어갔다던가, 데코레이션이 예쁜 빵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 빵인 크루아상이나, 바게트, 깜빠뉴 같은 빵은 좀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덧붙임. 크루아상 하나를 아내와 나눠 먹던 중, 바삭한 부분으로 경쟁하다가 생각나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