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_no strings attached, 2011
우리나라에는 ‘친구와 연인사이’라고 소개된 이 로맨틱 코미디 무비의 원제는 ‘no strings attached’이다. 해석하자면 '아무 조건 없이' 정도가 된다. 나탈리 포트만과 애쉬튼 커쳐가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어린 시절부터 우연히 여러 번 마주친 두 남녀가 friend with benefit이 되기로 하지만 결국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남녀사이에 과연 친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 라든가, 육체적 관계를 맺으면 결국은 마음이 생긴다라고 하는 남녀관계에 대한 할리우드식의 간편한 해답인 듯 하지만, 처음 두 남녀가 각자가 가진 상처와 편견 때문에 서로를 앞에 두고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꽤나 재미있게 그려졌다.
아무 조건 없이 가볍게 욕구를 충족시키는 관계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게 되기까지 각자의 상처와 편견, 비겁함을 넘어서 용기 있게 나아가는 선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랑'이외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는 내러티브는 할리우드를 건너 한국에 사는 사람에게도 설득력을 지니게 되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종을 유지하기 위해 호르몬의 장난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 이론이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표피 아래에 흐르는 자신을, DNA와 성장 환경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하게 한다.
연인의 고백, 달콤한 입맞춤, 뜨거운 포옹이라는 클라이맥스를 넘어, 전개될 일상에서 그 사랑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아무 조건 없는 애정과 헌신, 책임감과 과오조차도 수용하고서야 시작할 수 있었던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