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설화는 『한국정신문화대계』 <중 속인 이야기>의 서사를 편의상 단락으로 구성하여 인용하였다.
①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자 앞의 바위굴로 들어갔다.
② 들어가서 덤불을 작대기로 쑤시니 호랑이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③ 그때 마침 어떤 중이 바랑을 쥐고 나타났다.
④ 그 사람은 중에게 “ 볼 일이 좀 있으니 이 작대기를 받아 달라.‘고 하고 달아났다.
⑤ 중이 작대기로 그 굴 덤불을 쑤시었다.
⑥ 이듬해 도망간 그 사람이 가보니 중은 그때까지 계속 젖고 있었다.
이 설화에 등장하는 승려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한다는 입장은 승려로서 마땅한 일이지만 단락 ⑥에서처럼 이듬해까지 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상황의 판단력이 결핍된 모습이다. 최소한의 판단력도 행사할 수 없는 승려의 모습은 조롱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승려를 희화한 이야기에서 조선 사회에서의 승려의 위치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우승형은 어리석은 승려를 말한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웃음거리가 되는 모습이 그려져 영악한 사람들에게 조롱당하는 한편, 이 어리석음은 인간이 지닌 가장 순수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