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이미 Nov 18. 2024

가을 타는 짧은 만남

가을을 타는 건가?


 아주 오래전에 만난  

선우가 생각나는지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

저무는  가을

오늘따라 생각이 난다.


대학 1학년 저물 무렵

우리는 고려당 제과점에서

두 번째 만났다.


수연은 검정 버버리 코트를 입은 채

출입구를 향해 들어오는 사람을

보았다.


처음 만났을 

테니스 치고 온 그의 모습을

얼굴을 부끄러워  쳐다보지 못하고

헤어진 뒤

애프터 신청을 받았지.


두 번째 만남을 약속해 놓고

그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얼굴을 모른다고 할 수 없어서

그냥 나갔다.


약속시간이 20분 정도 흘렀다.

바람맞은 건가?

출입구 문이 열릴 때마다

눈은 출입구를 향했지만

그인 듯한 사람은 아니었다.


10분 더 기다렸다.

제과점 안은

저무는 한 해를 같이 보내려는

연인들이 쌍쌍이 앉아 있었고

자리는 거의 메워졌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혼자 앉아 있는 테이블이 하나 있었다.


'혹시 저 사람인가?'


시계는 40분을 흘러 보내고 있었다.


안내 데스크를 가서

이름을 말하며  찾을 사람을 광고했다.


안내 방송이 나가자

아까부터 혼자 앉아 있던

그 사람이 일어섰다.


수연은 그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두 번째 만남이었다.






이전 19화 누군가 생각나는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