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4월 8일 일요일은 노무현 대통령께서 모교를 방문한 날이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교사 중에 은밀히 발탁(?) 되었습니다.
새벽에 참석할 대상자라는 연락을 받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휴일인데 쉬지 못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역사적인 날이니까요.
한 분의 대통령이 더 나오려면 학교 교문을 하나 다른 쪽으로 내야 한다는 고급 비방도 나왔습니다.
많은 경호원이 배치되고 신원확인이 끝나고 모교 은사님들을 모신 좌담이 시작되고 100년 탑 앞에서 한컷 사진으로 역사의 순간은 담겼습니다.
난생처음 영부인 옆에 앉는 영광과 함께 후배들의 후진양성에 대한 감사와 수고를 부탁한 대통령님과 악수를 하였습니다.
난생처음 노무현 대통령의 손을 잡아 볼 기회를 경험했습니다.
전부 근엄하게 굳은 의례로 너무 딱딱한 분위기가
어색하여 전 주제 파악도 못하고. 대통령에게 악수하며 먼저 살푸시 농담을 하는 무례를 범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은 미소하시며 흔쾌히 답례를 하셨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겁 없는 사람이라고 놀렸습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없는 대사를 한 나는 주위 분들의 눈총이 따가왔습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켕기는 것이 없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와서 졸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통령 얼굴은 피부가 생각보다 좋다는 느낌이 들었고 자상한 인품으로 농담도 받아주신 소박하고 유연한 분이었습니다.
그날은 하늘은 더없이 맑고 교정 등나무 위의 등꽃이 망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축복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봄은 잠시 왔다가 빠르게 사라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