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아빠. 오늘은 오래전 아빠의 동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어요. 우연히...
영상 속 아빠는 겨울 플리스를 입고 늘 앉던 그 자리에 계셨어요. 아빠 옆엔 은유가 있네요.
“할아버지 이거 해보자.” 하며 색연필 두 자루를 합쳐 그걸 같이 쥐고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영상. 은유는 진지하고 그걸 보는 아빠는 연신 입꼬리를 씰룩 거리네요.
은유 손 위에 아빠의 손을 포개고 함께 그림을 그리며 수시로 은유 눈을 마주치는 아빠. 은유는 그런 할아버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지하게 그림을 그리던...
동영상에서 들리는 아빠의 목소리. 오랜만에 아빠 목소릴 들으니 왈칵 눈물이 나는 거야... 꿈속에서도 음성은 들려주지 않던 아빠. 잘 있나요?
사랑하는 손녀를 보며 활짝 웃던 아빠의 얼굴이 눈에 선해요. 사랑은 그런 거지요.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는 것. 무언가를 해서가 아니라 그저 함께라는 사실만으로 행복한 거지요.
경주에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어 감사한 날들이에요. 성문밖 아이들부터 동네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서로를 보살피는 날들이에요.
2월이 되었어요. 생활이 조금 바뀌었지만 마음은 늘 같아요. 내게 있는 무늬와 결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저 사랑으로 살아갈 거예요.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마음 상태가 될 수 있길 기도하고 있어요.
며칠 전 교회 앞 자목련 앞에 섰어요. 사순절 기간에 꽃 피운다는 자목련. 그 봉우리가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걸 보고 있으니 내 맘 속에도 아린 기대가 생기네요. 아픔과 고통을 지나 꽃 피우듯 피어난 그분의 부활처럼 나도 살아날게요. 움트는 생명 따라서 나도 사랑을 꽃피우며 살게요.
곧 아빠의 생일. 웃음이 묻어나는 아빠 생전 영상들을 모아 선물을 보낼게요. 추운 날이 이어지지만 우리 더 사랑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