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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Dec 02. 2023

남미 여행일기 6

6. 아, 마추픽추!

기차를 타고 아구아스깔리엔떼에 도착한 것은 밤이었다. 광장엔 어둠이 짙은데.. 잉카제국의 마지막 왕인 아타우알파가 위엄에 찬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마추픽추

어이없이 무너진 잉카제국의 공중도시여...

수만의 군대를 갖고 위용을 자랑하던 왕이 수천도 안되는 스페인의 계략에 속아넘어가서 그많은 금을 내어주고도 비참히 죽어갔다니...

그렇게 왕국이 무너져내리고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고급 폐허가 되었구나.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은 너를 보기 위하여 먼곳에서 고생을 마다 않고 온다.

사라진 전설의 도시이기에 마음은 애잔하고 장중하다.




저 멀리 안데스 산맥의 정상들은 구름에 쌓여 결코 쉽게 꼭대기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애절하게 바라보다가 슬쩍 한번 얼굴을 비추는 게 도도했던 아타우알파 왕을 떠올리게 하네.



층층히 쌓인 터를 따라가다보니 도로마다 밟고 올라가는 계단도 슬기롭게 마련 하였는데

이 많은 돌들을 어떻게 캐었으며 어찌 이동하였을까...

계단


나도 테라스의 한 구석에 서서 그저 하염없이 바라보다...




파수꾼이 없는 전망대엔 구름만 그저 하늘을 나르고 ...



대 광장엔 세계에서 몰려든 인파가 알파카와 함께 사진을 찍어 보려고 애를 쓰는데...




다시 이동하다보니 .. 정교하게 짜여진 문으로 거리가 일정하게 뻗어있는 도로와 마을이 보인다.



토끼같은 동물이 바위에 앉아 이곳이 제 집임을 보여주는데... 잊었구나, 이곳이 사람만 살았던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큰 돌을 어찌 옮겼을까? 사람이 한없이 작아 보이네



사람을 받쳤었는지 이곳 제단 뒤에서 여성의 시체가 30구쯤 발견되었다는데...

제단


아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이창문들!!



콘도르의 사원엔 콘도르의 부리만 보인다. 콘도르가 왕을 상징한다고 했으니 왕을 기리는,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곳이었을까?

콘도르 사원의 바위



내려오다보니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예쁜. 빨간 꽃이 나를 유혹하네...



저 멀리 왕비의 거처인지 유일한 이층집이 보이다.



여기 그 왕비의 후예가 있네.

잉카의 후손들이 살아있네.




산을 내려와 아구안테깔리스테로 돌아오니 활발히 움직이는 시장하며 우르밤바 계곡에서 도도히 흘러내려온 물 줄기하며 잉카의 후손들은 내일도 이렇게 잘 살아갈 것임을 알게 되니.. 비장했던 마음이 편안히 가라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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