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그 누구도 외롭지 않기를
누가 더 외로웠을까. 문득 생각해본다.
부모님을 여의고 형제들에게 버림받고 혼자 살아온 아빠가 더 외로웠을까, 그런 아빠를 만나 반대하는 결혼을 고집스럽게 한 엄마가 더 외로웠을까.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없던 아빠가 더 외로웠을까, 그런 아빠와 함께 산 엄마가 더 외로웠을까.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입을 다물었던 아빠가 더 외로웠을까,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지 못한 엄마가 더 외로웠을까. 사랑받은 적이 없어서 표현할 줄 몰랐던 아빠가 더 외로웠을까, 그런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엄마가 더 외로웠을까. 어느 날 스스로 세상과의 인연을 끊어버린 아빠가 더 외로웠을까, 홀로 남겨진 엄마가 더 외로웠을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모든 건 외로움 때문이었으리라. 무너져버린 믿음도. 가시 돋친 말들도. 무기력한 표정과 행동들도. 무관심과 방임도. 무섭게 싸우던 수많은 밤들도. 이 세상에 없는 아빠에 대한 원망을 아직도 하는 엄마까지도..
그 모든 건 외로움 때문이었으리라. 아마도 그랬으리라.
나만 외로웠던 게 아니었다. 그걸 이제야 깨닫는다.
그때 우린 모두 외로웠다. 너무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