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렇게 싸우고 있더라니까. 엄마가 아빠랑 그렇게 싸우는 게 싫었는데.. 내가 똑같이 악을 쓰며 싸우고 있었다고. 엄마를 닮았어. 내가..."
엄마는 말없이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벌써 언성을 높이고 전화를 끊었을 텐데 오늘은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있었다. 엄마가 변했다. 엄마가 변한지는 조금 됐다. 그게 언제부터냐 하면 내가 그동안 엄마를 생각하며 썼던 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서인 것 같다. 내가 쓴 글들을 읽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엄마는 아마도 울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엄마가 변했다.
"어떡하니. 속상하지만.. 운명이라고 생각해야지."
운명. 그래, 운명 맞겠지. 내가 엄마 딸로 태어난 것도. 그렇게 엄마를 사랑하고 또 미워한 것도. 용서하려 하는 것도.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치열하게 싸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도. 모두 운명이겠지.
남들에겐 쉬운 일들이 나와 엄마에겐 늘 어려웠다. 사실 지금도 어렵다. 하지만 엄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엄마. 아마도 운명 맞나 봐.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