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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긴 지상낙원? 하늘 아래 흰 꽃바다에 빠지다

by 다닥다닥

해발 1,200m의 높은 지대, 강원도 평창 청옥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육백마지기’가 초여름 절정의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6월 말, 이곳을 가득 메운 샤스타데이지가 하얗게 꽃을 피워내며 순백의 장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130_455_2047.png 육백마지기 - 평창문화관광

2025년 6월 기준, 평창군 미탄면에 자리한 육백마지기는 푸른 초원과 풍력발전기, 하늘 가까운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명소로 유명하다. ‘육백마지기’라는 이름은 과거 볍씨 육백 말을 뿌릴 수 있었던 넓은 들판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으며, 지금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차량으로 오르다 보면,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하나둘 시야에 들어온다. 거대한 풍력 터빈이 천천히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로움 속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비행기 창 밖을 내려다보는 듯한 색다른 시각 경험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초원을 뒤덮은 샤스타데이지 군락이다. ‘계란 프라이 꽃’이라 불릴 만큼 소박한 매력을 지닌 이 꽃들은 수많은 개체가 한꺼번에 피어나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햇살을 받은 흰 꽃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130_456_2139.png 육백마지기 - 평창문화관광

카메라를 든 방문객들이 저마다 명당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떤 방향으로 찍어도 탁 트인 배경이 있어, SNS에 올릴 ‘인생샷’을 남기기 위한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샷 맛집’으로 통하며 특히 주말이면 많은 이들로 붐빈다.


최근 육백마지기는 ‘차크닉’이나 ‘차박’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탁 트인 주차장, 깔끔한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고도가 높아지는 만큼 접근은 쉽지 않지만, 올라와서 마주하는 풍경은 그 모든 수고를 보상해준다.


해질 무렵, 산등성이 너머로 퍼지는 붉은 석양은 하루의 대미를 장식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눈을 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내며, 이를 위해 낮 시간에 도착해 일몰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낮과 밤의 경계가 물들어가는 그 찰나,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다.

130_457_2222.png 육백마지기 - 평창문화관광

밤하늘은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다. 차량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 다소 불편할 수는 있지만, 별빛 가득한 하늘은 그런 불편함마저 잊게 만든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별무리가 쏟아져 내려오는 듯한 장면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튿날 새벽, 자연이 선물하는 조용하고 상쾌한 공기는 도시생활에서 지친 이들에게 깊은 쉼을 제공한다. 풀잎에 맺힌 이슬, 은은한 흙내음, 그리고 고요 속 첫 커피 한 잔은 오감으로 기억되는 특별한 순간이다.


주차장 근처에는 소규모 카페와 식당이 있어 간단한 간식이나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평창산 로컬푸드나 제철 간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방문의 또 다른 즐거움으로 꼽힌다.

130_458_233.png 육백마지기 - 평창문화관광

육백마지기는 자연 보호를 위해 취사 금지를 엄격히 안내하고 있으며, 위반 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를 인지한 많은 방문객들은 자발적으로 규칙을 준수하며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두가 함께 가꾸고 지켜야 할 공간임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온전히 몸을 맡기고 싶다면, 육백마지기는 그에 대한 가장 진심 어린 답이 되어줄 수 있다.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기는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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