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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 추천 맛집] 전현무가 양평까지 간 순대국밥집

by 다닥다닥

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창밖을 바라보다 불현듯, 뜨끈한 순대국밥이 간절해졌다.


대충 근처에서 해결할까 하다 문득 TV에서 보았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속 전현무가 해장을 위해 양평까지 택시를 타고 갔던 그 순대국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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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궁금했던 마음이 결국 발걸음을 움직였다.


다행히 집에서 차로 40분 거리.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였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도착한 곳은 양평의 오래된 간판, 개군할머니순대국밥이었다.


평일 오후라 한산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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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하는 직원은 따로 없었고, 나이 지긋한 분께 자리를 물었지만 대꾸 없이 지나가 버리셨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곧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래된 맛집의 투박함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메뉴판은 단출했다. 가장 기본 메뉴인 시래기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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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은 겉절이 김치, 섞박지, 부추무침, 새우젓, 다대기, 된장, 고추 등 다양하다.

특히 겉절이 김치가 신선하고 아삭해 순대국밥을 기다리는 동안 한 접시를 다 비울 정도로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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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나온 국밥은 일반적인 순대국밥과 달랐다.

푸짐한 내장과 순대 사이로 시래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혹시 국물 맛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첫 숟갈에 그런 의심은 사라졌다.

시래기에서 배어 나오는 깊은 감칠맛이 국물과 어우러져 한결 깔끔한 맛을 냈다.


다만 시래기 줄기는 꽤 질겼다.

제대로 불리지 않은 듯, 가위로 잘라보아도 호로록 넘어가진 않았다.

대신 이파리 부분은 부드럽고 맛있어 그것만 골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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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더기 양은 확실히 많았다. 보통 다른 집 순대국밥과 비교해도 건더기 양이 훨씬 넉넉했다.

특히 곱창이 넉넉히 들어가 있었는데, 잡내가 전혀 없어 내장을 잘 못 먹는 사람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순대는 찹쌀로 꽉 찬 ‘찰순대’로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좋았다.


보통 사이즈만 주문해도 충분히 든든했으며, 성인 남성 기준 배부르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다.

전현무가 방송에서 ‘특’을 주문했던 이유가 이해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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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맛있게 먹는 꿀팁


처음에는 새우젓만 넣고 맑은 국물 그대로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순대국밥 본연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다대기를 풀어 넣으면 칼칼하면서도 풍미가 진해져 또 다른 매력을 준다.

밥을 말아먹기에도 딱 맞는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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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개군할머니순대국밥은 방송 효과로 유명해졌지만, 직접 방문해 본 결과 이름값을 하는 집이었다.

건더기가 넉넉하고 국물 맛이 깔끔해 해장용으로 특히 좋다.

다만 시래기의 질긴 식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올 가치가 있을까 고민할 수 있지만, 전현무가 택시 타고 양평까지 간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충분히 방문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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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쪽 도로 주차장과 식당안쪽 골목길로 가면 전용주차장이 있긴 하나 자리가 많지 않다.

사람 많은 주말엔 각오를 하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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