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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탈 수 있는 이색열차 타고 벚꽃여행 갈까?

차도 막히는 봄날, 기차로 벚꽃여행

by 다닥다닥

아침부터 귀가 솔깃해졌다.

“딱 하루만 탈 수 있는 기차가 있다는데… 벚꽃 가득한 충북 제천을 간다고?”


그 말을 들은 순간, 머릿속에 펼쳐진 건 도로 위 빼곡한 차량 행렬이 아니라, 느릿느릿 봄 풍경을 따라가는 기차 창밖이었다. 피곤하게 운전할 필요도 없고, 음악만큼 감성 넘치는 차창 너머 풍경이 쉴 새 없이 펼쳐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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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으로 가는 단 하루, 특별한 기차

4월 15일, 단 하루뿐이다.

한국철도 부산경남본부가 준비한 ‘제천 봄마실’ 기차는 이름부터 봄냄새가 물씬하다.

16.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래디언스리포트

부산 부전역에서 시작해 센텀, 신해운대, 기장, 태화강, 울산 등지를 거쳐 충북 제천까지 데려다준다.

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봄을 실은 사람들이 하나둘 올라탈 것이다. 그 장면만 상상해도 왠지 낭만적이다.


게다가 단순한 ‘열차 여행’이 아니다.

이번 행사는 인구감소지역인 제천을 살리기 위한 관광 프로젝트로, 기차 운임이 50% 할인되는 혜택까지 포함돼 있다.


왕복 열차비에 버스, 입장권, 식사, 가이드까지 전부 포함해도 9만 9천 원. 하루 종일 제대로 놀 수 있는 가격치고는 꽤 착하다.

제천 봄마실 관광열차 안내 -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청풍호부터 의림지까지, 숨은 명소 총출동

도착 후 여행 코스도 꽤 알차다.


우선 첫 코스는 청풍문화재단지, 고즈넉한 한옥들이 줄지어 선 이곳은 제천의 시간 여행지 같은 느낌이 든다.


이어서 청풍호 유람선에 올라 풍광 가득한 호수를 감상하고, 마지막으로는 고대 수리시설 중 하나인 의림지까지 들를 예정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 하루는, 봄날의 가장 찬란한 장면들만 골라 붙인 수채화 같은 일정이 될지도 모른다.

17.png 청풍호 벚꽃축제 - 휴잇제천
기차 안에서도 놓칠 수 없는 제천의 맛

기차 안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제천 명물인 ‘빨간 어묵’, ‘청풍명과’를 맛볼 수 있는 미니 셀프바가 운영되고, 지역 관광지에 대한 안내방송, 포토존, 퀴즈 이벤트까지.


이쯤 되면 열차 자체가 하나의 작은 축제장 같다. 봄꽃처럼 짧지만 알차고, 바쁜 도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이동식 여행공간이다.

18.png 제천 빨간 어묵 - 한국관광공사 유수민

벚꽃은 금방 진다. 그리고 도로는 늘 막힌다.

하지만 봄은 아직 남아 있다.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이 계절, 하루쯤은 잠시 운전대를 내려놓고 기차에 몸을 실어보면 어떨까.


‘딱 하루뿐’이라는 제한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평소엔 아무 의미 없이 스쳐 가는 하루가, 이색열차 위에서 기억에 남는 봄날로 바뀔지도 모르니까.

15.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된 사진 - 래디언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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