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줄 알았다, 사랑하고 있었을 뿐

익숙함이 지루함이 되기까지, 그리고 다시 애정이 되기까지

by 리사

"엄마 이제 슬슬 발레도 지겨워. 맨날하잖아 ㅋㅋ 아마 줄일거같아."

"그래 그정도로 진심인건 아니지? 그럼됐어."


작년 후덥지근 더운 여름, 취미발레 3년반쯤 된 시점.

이젠 발레를 여타 운동처럼 적당히 땀내는 취미로 두려는 찰나.


"헐 어떡해.. 나 진심이 되어버렸어."


발레와 함께하는 매일매일이 새롭다.

분명 어제는 내복사근부터 턴아웃으로

발이 뻗어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는데,

오늘은 코어자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반대로 모르겠던 동작이 조금씩 느껴진다.

글리싸드는 발바닥을 쓴 힘으로 두다리가 뻣어나가는데

이때 다리힘의 방향은 '좌우'다.

문제는 여태 나는 무작정 점프하는 모양에 가까웠다.

선생님께 매일매일 같은 잔소리를 듣고

또 나도 문제를 인지하며 동작을 했다.

물론 내 몸은 바로 고쳐지지 않고

단계별로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눈에 보이지 않게 변한다.


그런데 오늘 골반이 자연스레 열리며 옆으로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당연히 5번발 착지,

따라오는 다리 포인,

뒤뚱 거리지 않기 등

고쳐야할 부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내가 가장 집착했던 부분을 느꼈다는 것에서

큰 공명감을 느꼈다.


이 맛을 보고 말았는데

어떻게 지겨워지겠냐...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