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크하드 Feb 02. 2024

굿잠 이즈 굿잡

사진 - 복사하기 붙여 넣기

첫째를

아이를

처음 키울 때였다.


같은 아파트에 절친 친정부모님이 다른 층에 사셨을 때였다.

첫째 출산 애기 얼굴을 보러 오신다며 아기 출산 오십일쯤 방문해 주셨다.

마침 그 시간 첫째가 잠이 들어서 바운서에 뉘었고 어머님 오시면 편하게 같이 커피도 한잔하고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잘됐다 싶었다.

아기 깰까 봐 노크로 우리 집에 입성하신 어머님은 폭소를 금치 못하셨다.

그때의 그 분위기는 뭐랄까~~

나는 힘들게 재운 첫째가 깰까 봐 한낮인데 암막커튼을 쳐놓고 거실 불 뿐이랴

온방 불을 다 끄고 수면등만 켜놓고 TV는 물론 라디오, 핸드폰소리도 무음으로 해놓고

소파에 앉아 아이가 깰까 바운서에 잠든 첫째 얼굴을 뚫어져라 아이 낌새를 살피고 있었다.

정적에 정막에 아이랑 독대해서 아이 동태만 쳐다보는 내 모습이 애 둘을 다 키워 시집 장가보내신 친구 어머님 입장에서는 어설프고 어처구니가 없으셨나 보다.

그렇게 키우면 안 된다고 어느 정도 소리잡음이 있으면 오히려 잘 잔다고 조언해 주시는 친구 어머님께

"그럼 저희 애는 깨요. 소리에 예민해서~~"

                 < 복사하기 붙여 넣기 >


처음부터 조용하게 키우면 안 된다는 어머님의 말씀이 그때는 이해가 안 됐지만 둘째를 키우는 지금은 백번 이해가 된다.

처음부터 조용하게 재울 수 없게 태어난 둘째의 육아. 아직은 통제불가능한 어린 첫째 망아지 때문이다.

집에서는 방방 뛰고 차 안에선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첫째의 방해 공작에도 너는 떠들어라 나는 잘 테니 하고

소음을 자장가 삼아 숙면을 취하시는 둘째.


지금 와서 생각하니 첫째가 소리에 예민한 게 아니라 내가 예민하게 키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큰 가르침을 주신 둘째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굿 잠~~ 굿 잡!!

이전 17화 둘째는 사랑이지만 용기이기도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