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둘째가 첫 돌이 막 됐을 때쯤
우연찮게 친정 식구들과 쇼핑몰에 간 적이 있었다.
며칠 전 신랑 월급날이라 지갑도 두둑하겠다~
둘째를 잠깐 봐줄 친정도 있겠다~
부부가 지름신에 접신한 날!
쇼핑을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그날은 눈에 뭐가 씌었는지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날아다녔다.
상의와 아우터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내가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하지 않는 목록이 딱 두 가지가 있다.
신발과 바지!!
안 신어보고 안 입어보고 사면 실패확률이 높은 아이템!!
청바지 하나를 사더라도 애기 때문에 피팅룸도 못 가고 하니 사이즈 실패 없는 레깅스만 인터넷으로 구입하다 보니 옷장 속 하의는 죄다 레깅스뿐!!
이날은 몇 년 만에 맘 편히 피팅룸도 이용하고 신발도 신어본 날 오랜만에 카드 긁으니 발동 걸림!!
신랑 긴바지 2벌, 반바지 2벌
내 청바지 2벌, 반바지 1벌
모자 1개, 신발 2켤레
두세 시간 동안 뭐에 홀린 듯 카드요정이 된 날.
이렇게 오프라인 쇼핑이 재밌다는 걸 알게 해 준 육아.
나는 일명 장기 마니아!
곱창, 막창, 대창이 주종목이고
돼지껍데기, 장어, 닭발, 갈빗살 등
불판에 구워 먹는 음식을 좋아한다.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가기엔
남의 시선도 신경 쓰이고
매연, 불판도 아이들에게 너무 위협적이다.
한 번은 친정 엄마께서 우리 집에 방문하신 날이었다.
나름 사위가 신경 써서 초벌 한 장어를 공수해 왔다.
간만에 장어를 먹는다는 생각에 신나서
서둘러 그릴에 올리는 순간 자욱한 연기가 우릴 감쌌다.
이건 몸보신을 하는 건지
화생방 훈련을 하는 건지
그날 너구리 다섯 마리 잡을 뻔했다.
그 사건 이후 불판 음식 외식은 포기했다.
아이들이 어서 크기만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