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어렸을 때 통곡을 하고 울었던 게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둘째 태어난 지 백일 넘었을 때 뒤집기를 자꾸 해서
안전상의 이유로 내 옆에 재울 수밖에 없었다.
첫째 자리랑 둘째 자리랑 바꾸고 한몇 주 지났을까~~
자기 자리를 둘째에게 뺏긴 것 같다고
갑자기 밤에 서럽게 울던 첫째를 부여안고 나도 같이 울었다.
침대랑 옷장 사이 그 좁은 바닥 틈바구니에서 자면 불편할까 봐
위에 침대서 아빠랑 자라고 해도
그 좁아터진 곳도 엄마옆이라 좋다며
둘이 안고 잤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둘째를 낳기 전엔 열명을 낳아달라던 첫째가
지금은 그 말이 쏙 들어가고 동생은 하나면 된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하루라도 엄마랑 떨어져 있기 싫다고.....
일부러 첫째 생각에 산후조리원도 안 가고 제왕절개를 선택하고
둘째 낳고 병원생활로 일주일 밖에 안 떨어져 있었는데
그 엄마 없는 일주일이 첫째에겐 감당하기 힘들었나 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할아버지를 졸라 병원에 온 어린 내 딸~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오늘도 엄마랑 같이 못 자냐고
병원을 가슴 응어리진 울음바다로 만들어서 온 가족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그때가 첫째 나이 6살이었는데
지금은 독립적인 어린이 초등학생 4학년이 되었다.
더 이상 동생 낳아달라는 말은 안 하지만 지금은 자기가 동생이 되고 싶다는 첫째!!
자매끼리 싸울 때 엄마는 동생 편만 들고 동생만 예뻐한다고 자기가 동생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한다.
동생 더 낳아달라는 말은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만 본인을 동생으로 만들어 달라니
이미 자란 첫째를 뱃속에 다시 집어넣을 수도 없고 무슨 제우스의 탄생 같은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지~~
밖에 거닐 때도 엄마 옆은 나라고
동생보고는 아빠한테 가라고 족제비 같은 눈으로 동생을 째려보는 귀여운 우주최강 질투쟁이!!
첫째야 마음고생 많았지~~
정말 사랑한다!! 우리 첫째.
첫째는 내 심장 좌심실
둘째는 내 심장 우심실이야
두 번째 한 맺힌 울음도 밤에 자다가 갑자기 터졌다.
서럽게 우는 첫째한테 왜 우냐고 물어보니 엄마가 죽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엄마 안 죽어. 건강하게 첫째 옆에 계속 있을 거야.
사람은 누구나 죽잖아.
내가 스무 살 되면 엄마는 오십 살이 넘잖아.
엄마 나이 들어서 아프면 어떻게 해~
이렇게 이쁜 첫째 딸 두고 엄마가 어떻게 아파~
걱정 마!! 아프지 않고 옆에 있을게.
첫째가 죽음이란 단어를 알게 된 건
6살 때 췌장 문제로 하늘나라로 먼저 간 나의 동창 친구가 안장된 추모관에 같이 방문했을 때였던 것 같다.
누구보다 아이를 좋아했던 내 친구.
생때같은 두 자녀를 두고 발길이 떨어졌을까 싶어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모습이 첫째의 뇌리에 박혔나 보다.
그 이후로 우리 집 금기어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아이고!! 나도 이제 나이 들었나 보다~" 앓는 소리이다.
엄마는 아파서도 안 되고
늙어서도 안 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