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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Mar 12. 2024

자극추구형 첫째, 위험회피형 둘째

늙은 노산인 나를 위해 

하늘에서 내려준 순둥이 그게 둘째다.


모유만 죽어라 고집해서 종류별로 사둔 젖병을 무용지물로 만든 첫째.

모유 분유 가리지 않고 입에만 물렸다 하면 주는 대로 받아먹던 둘째.


두 돌에 서서 그네 타는 첫째.

세 돌 가까이 다 돼 가는데 그네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모르는 둘째.


마트에 가서 장난감 코너를 보면 사달라 생난리를 치는 첫째.

마트 장난감 코너에 갖다 놔도 다음에 사줄게라고 하면 알았어라는 둘째.


새 옷을 두 달 만에 헌 옷으로 만들어버리는 첫째.

집에 들어오면 온 가족 신발을 각 잡고 정리하는 둘째.


아기띠를 해야지만지 낮잠을 자는 첫째는 그 낮잠마저 30개월 때부터는 자질 않았다.

그에 비해 48개월이 지나도록 낮잠을 자는 둘째는 돌 이후로 아기띠를 한 게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 내 언니라고? 제발 아니라고 해줘~~~ '


작년 여름 친정식구들과 동해바다로 놀러 갔을 때였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밥 먹듯이 물놀이한 첫째.

오죽하면 아침에 첫째를 깨울 때 큰 형부가

"첫째야~~ 아침 먹자!!" 하면 안 일어나고

"첫째야~~ 바닷가 가자~~"하면 벌떡 일어나서 수영복을 갈아입기 시작!


둘째는 바다가 근처에 앉혀 놨더니

한 자리에서 두 시간 넘게 사부작사부작 모래놀이만 해댔다.


바다 여행 이후

1킬로그램이 빠진 첫째.

0.5킬로그램이 늘어서 온 둘째.




한 번은 코로나시절 집콕 때였다.

언니와 달리 겁이 많은 둘째는 처음 보는 장소나 물건에 막 달려들지를 않고 거리를 두고 일단 지켜본다.

오감발달을 하라고 쌀을 갖다 줘도 만지지를 않고

촉감놀이 해주려고 욕조에 넣어둔 물풍선도 기겁을 해서 결국 첫째에게 반품.


이렇게 성향이 다른 자매가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게 신기할 따름~~

원래 낳으면 성격이 다 다르다고 하던데

다른 건 둘째치고 자석의 S극과 N극 같이 서로 정반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자매

( 급기야 첫째 목소리에도 움찔하고 첫째 손길에 냅다 도망가기 바쁜 둘째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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