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다 1

- 밤새 핀 꽃

by 나 독자

꽃이 피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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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미뤘다

그릇도 몸도 부기가 필요했다

우선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오늘은 일부러 마련하는 불면의 밤이다

각자의 컵 안쪽에 안착한 검푸른 거스러미를

확인하고는

검붉은 불에 이동 공간의 부피를 늘린 물을 부었다

여자가 한모금을 삼킨 후 말했다

우리 손등에 앉아있는 적갈색 검버섯도

물에 불려 씻겨지면 참 좋을 텐데

밤새 남자는

가까스로 잠든 여자의 금 간 숨소리를 확인하면서

거죽만으로 존재하는 여자의 손등에 물감을 뿌렸다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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