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새 핀 꽃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미뤘다
그릇도 몸도 부기가 필요했다
우선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오늘은 일부러 마련하는 불면의 밤이다
각자의 컵 안쪽에 안착한 검푸른 거스러미를
확인하고는
검붉은 불에 이동 공간의 부피를 늘린 물을 부었다
여자가 한모금을 삼킨 후 말했다
우리 손등에 앉아있는 적갈색 검버섯도
물에 불려 씻겨지면 참 좋을 텐데
밤새 남자는
가까스로 잠든 여자의 금 간 숨소리를 확인하면서
거죽만으로 존재하는 여자의 손등에 물감을 뿌렸다
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