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LOVE Rhapsody -빨간 개구리가 울던 날

by 고하

그녀를 데리러 가는 명동 거리가 눈부셔 유독,

꿈인가 싶어 길을 멈추고 분주한 상인들을 봐.

흐뭇한 사람들 사이로 그녀가 날아오겠지!

달궈진 가슴과 설친 잠에 혼잣말이 그냥 나왔어.


"가능한 서울에서 멀리 벗어날 거야."


흰 종이에 여행길을 긋고 또 그리다 문득,

햇살을 머금고 웃고 있을 그녀가 상상이 돼.

한껏 말은 머릿결은 갓 구운 빵처럼 달콤하겠지!

아니나다를까 흰 스카프에 햇살처럼 그녀가 왔어.


'가능한 빨리 바다로 달려갈 거야'


개구리가 하나 둘 고개를 드는 시간.

어둑한 바다 끝에 어린 왕자의 별을 띄울 즈음,

극적인 첫 Love 랩소디를 각본 없이 완성했어.

부끄러움을 맡아줘, 빨간 개구리 떼 울음들아!


'내가 더 그녀를 사랑하나 봐.아무래도'

P.S

사랑이 절정에 다다르면, 사람들은 둘만의 사랑여행에 나선다. 여행을 준비하는 얼굴은 -사랑해 본 모든 사람이 알듯- 온통 설렘이다. 그래서 여행 전 날 밤은 긴장을 베고, 밤이 깊어도 눈이 말똥말똥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여행을 통해 달아오른 난로처럼 Love Rhapsody를 열심히 쓴다. 세레나데라고 표현하기엔 좀 더 자유롭고 환상적인 랩소디를!


나의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와의 사랑여행은 처음에 처음을 쌓아가는 서툰 사랑이라 영화 같진 않았지만, 서로 잔잔한 아침 바다를 미소로 느낄 만큼 충분히 낭만적이었다. 당연히 긴장도 했지만 그동안 느끼지 못한 전율과 충만함이 내게도 왔음을 확인했다. 솔직히 그것이 얼마만큼인지는 가늠할 수 없다. 나는 그날 그녀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다음 날 아침 화장기 없는 그녀를 보고 두 번 반했는데 그때 다짐되었다. 같이 살아가고 싶다고!


가볍게 입고 아침 바다를 횡으로 같이 걸어보는 기분이 뭐랄까? 세상의 모든 소리가 자취를 감추었는데 단 하나, 방파제를 넘으려는 작은 파도와 뜨는 해가 끝없이 재잘대고 있는 듯한!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철써덕철써덕"

신기하게도 이쯤부터 약간의 걱정들이 남녀의 사랑을 시기하기 시작한다. 신이 사람들의 강력한 사랑으로 인해 신앙을 버릴까 불안해하여 만든 것이 '소유욕' 일까? 사랑이 강력해지면 비로소 잊었던 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그 행복과 짜릿함을 세상에 뺏기지 않기 위해 남녀는 서로의 사랑에 '불안'이라는 열쇠로 일부 채운다.

그렇게 싹 틔운 작은 서운함이 사랑과 섞이고, 오해는 사랑에 괜한 텃세를 부리는 질투심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애써 성숙한 사랑이 되겠지 위로해 보지만 남녀의 사랑은 외로움, 서운함, 괴로움, 야속함, 그리움, 미안함 같은 온갖 슬픈 언어를 합성해 내고, '잠시 또는 완전히 헤어짐'이라는 쓰라림에 도달하기도 한다. 깨달음은 왜 늘 뒤에 오는지!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녀와 사랑하면 할수록 가깝게 살면 살수록, 그녀의 일상에 불필요한 소금을 치고 그녀의 남자 동료들을 질투했다. 그녀도 그랬지만 그녀보다 내가 더 했다. 눈치챘던가? 그녀도 내가 첫사랑이다. 그렇게 서툰 사랑과 전쟁을 오가면서 우리들의 낭만에 멜랑꼴리(Melancholy)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결국 -세상에 가장 부질없는 마음이 불안과 질투임을 얼마가지 않아 알긴 했지만- 그녀도 나도 욕심의 화를 입었다.


그 욕심은 인간의 본질적인 자유를 사랑이란 감정으로 막아서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적 해답에 부끄러워하면서 잘못에 대한 철회를 미적거리는 동안,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미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