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와
달려와
나를 꼭 안아줘
기쁨에 가시 돋친 붉은 장미처럼.
너와 함께라면 하늘의 부름도 두렵지 않아.
너의 곁에서 후회 없는 내 사랑을 주고 싶어.
그래와
어서 와
와서 꼭 키스해 줘
말없이 당겨주는 붉은 자석처럼.
흙탕물이 튀어도 너를 안고 넘을 거야
살점이 떨어져도 내 모든 용기를 다할 거야.
그래와
빨리 와
나만 꼭 사랑해 줘.
세상을 치유하는 붉은 편백(扁柏)처럼.
P.S
중요한 일도 팽개치고 출근길을 돌려
사랑하는 사람과
해 질 녘 노을을 함께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차라리 세상과 격리되어
둘만의 세상을 살고 싶은 마음은
그들을 최상의 '그 무엇'으로 안내한다.
그 무엇은
세상에 분명 존재하지만 유형(有形)이 없다.
먼바다로 나가 그곳에서 맞닿은
하늘 끝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정원에 이르는 기분이어야만 '그 무엇'의 존재를 알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낭만(로맨스)이라 부른다.
남녀 간의 낭만은 현실에 있지 않았던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에서
'사랑의 fantasy' 다.
아무리 투박한 사람도 말랑해지고,
가난한 사람도 마음만큼은 부자가 되는
이 낭만은
젊잖을 필요도, 타인을 고려할 필요도 없다.
오직 두 사람만의 판타지니까.
나는
나의 낭만에 닭살이 돋을 법한데,
그녀 앞에 염세주의(pessimism)는 간데없고 충실한 낭만주의자가 된다.
처음 사랑이 시작될 즈음 그녀에게 했던 말들은 2개의 계절만에 허세가 돼버린 것이다.
"내가 지금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라서 자주 만날 수 없어요"
결국,
살기 바빴던 내 미래의 중심에 그녀를 남이섬처럼 아름답고 확고하게 그리고 있고,
그녀와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우리의 미래를
털실 목도리처럼 단단히 엮고 있는 중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끌어당김 원칙의 최고조로 진입한 것이다.
흡사 관심 없어했던 연애소설을 빌려 그 목차대로 우리들의 사랑을 탐독해가고 있는 나!
신기하고 고맙다.
그리고
아직 그녀의 가족에겐 내가 미지의 타인이라
좀 조심스러웠지만 그녀와 더 가깝게 지내고자
그 해 겨울이 되기 전에,
나는 그녀의 집 근처로 이사했다.
아마도 그녀의 가족에게 후보자가 아닌 당선자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리라.
잘하고 싶다. 잘 살고 싶다. 이 세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