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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살라 상영 프로젝트 설명서 part ③

맛살라 상영에 적합한 영화와 국내에서의 현실적인 가능성편

by raSpberRy

안녕하세요, 인도영화 이야기 쓰는 raSpberRy입니다.


이전 시간엔 ‘맛살라 상영’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과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맛살라 상영에 적합한 영화와 국내에서의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해 조사 & 연구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내용이 좀 깁니다… 하.지.만. 도표 및 그래프가 많이 나오는 글이니 즐겁게(?!) 봐주세요


지난 글 보기

맛살라 상영 프로젝트 설명서 part ① - 맛살라 상영이 뭐에요?

https://brunch.co.kr/@52659e43026b40b/17


맛살라 상영 프로젝트 설명서 part ② - 맛살라 상영에 필요한 것들

https://brunch.co.kr/@52659e43026b40b/18



맛살라 상영 작품에 관한 조사

맛살라 상영 프로젝트를 정말 해보고 싶어서 저는 여섯 편의 인도영화를 대상으로 2주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총 39명의 네티즌 분들이 관심을 갖고 설문에 응해주셨습니다.


개요

설문기간: 2025.4.28. ~ 5.11.

응답자: 총39명

설문내용: ‘맛살라 상영’ 작품 적합성을 위하여 ①작품의 관람~인지 여부, ②영화별 관람 희망 응답 분포, ③맛살라 상영 적합성 여부 세 가지의 내용으로 설문을 받았습니다.


간략한 작품소개

설문에 이용된 여섯 편의 작품은 나는 파리다, 바후발리: 더 비기닝, 바후발리: 컨클루전,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비크람, 카쉬미르의 소녀(가나다순)로 선정 기준은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이 있는 영화이며 일정 수준의 인지도를 가진 영화입니다. (Uhh… RRR이 없네요? 조용!!!!)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 나는 파리다: 연인을 잃고 억울하게 죽은 청년, 그런데… 파리로 환생해 돌아왔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액션, 멜로, 판타지 대작

○ 바후발리 시리즈: 아마렌드라의 죽음 이후 폭군 발랄라데바가 지배하게 된 마히쉬마티 왕국의 흥망성쇠와 폭군에게 대항하는 복수로 이어지는 대서사시

○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주려다 서로에게 빠진 로키와 라니. 하지만 극과 극인 두 집안의 반대를 넘기 위해, 그들은 '집을 바꿔 사는' 기상천외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 비크람: 캡틴 아마르, 연쇄살인의 배후를 쫓다 마주친 건 권력과 결탁한 마약 조직, 그리고 사라진 전설 ‘비크람’ 죽은 줄 알았던 요원이 남긴 흔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부른다.

○ 카쉬미르의 소녀: 말을 잃은 파키스탄 소녀 샤히다와,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인도 청년 파완.

국적도, 종교도, 언어도 다르지만 마음만은 통했다. 분쟁의 국경을 넘어 펼쳐지는 진심 어린 여정!



① 작품의 관람~인지 여부에 대한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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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응답자를 대상으로 했기에 해당 그래프는 노란색 - 주황색 - 붉은색 순으로 영향력의 정도가 표현되는데 그런 점에서 바후발리 연작 - 나는 파리다 -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순으로 인지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② 영화별 관람 희망 응답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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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관람 희망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본 설문도 전원 응답 방식이라 노란색 - 주황색 - 붉은색 - 분홍색 순의 영향력이 시각화 되는데요, 이 결과 바후발리 시리즈는 기존 관람층이 두터운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이 결과에는 가감점 평가를 적용해 보았는데요,

‘다시 보고 싶다’에는 2점, ‘한 번쯤 보고 싶다’에는 1점, ‘보고 싶지 않다’에는 -1점, 무응답은 0점으로 환산하여 점수를 매겨 본 결과


나는 파리다 - 33

바후발리: 더 비기닝 - 50

바후발리: 컨클루전 - 54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 40

비크람 - 35

카쉬미르의 소녀 - 39


의 점수가 책정 되었습니다.


③ 맛살라 상영 적합성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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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맛살라 상영에 적합한지 여부를 물어보았습니다. 역시 전원 응답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노란색 - 주황색 - 붉은색 - 분홍색 순으로 영향력이 있으며 파란색은 중립일 수도 있지만 무관심일 수도 있어 수치가 낮을 수록 좋겠죠. 그 결과 역시 바후발리 연작이 가장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발리우드 러브스토리 - 나는 파리다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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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적합한 소스가 있는가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없다’입니다.


혹시 영화를 수급해서 극장상영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건 일종의 팁인데요 일반적으로 수입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은 국내 극장상영 판권은 5~7년 정도가 유지됩니다. 그 이상의 계약을 하는 경우가 있나 하면 비용 절감을 위해 단타성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원하시는 영화가 있으면 잘 찾아보셔야 합니다.


이 기간 안에 개봉된 인도영화를 돌아보면 《잘리카투》, 《라스트 필름 쇼》, 《킬》,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그리고 극장 상영권이 좀 애매해보이는 《블라인드 멜로디》같은 영화도 있고요. 모두 좋은 영화들이지만 영화제용 예술영화의 경향이 강한 영화들입니다. (《킬》은 상업영화가 맞지만 응원?하긴 애매하죠? ^^;;)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직접 수급에 뛰어들어야하는데 이런 제3세계 언어권 영화는 거의 맨 땅에 헤딩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영화 수급이 비교적 쉬운 플랫폼으로는 아트영화 극장이나 단체들이 활용하는 영국회사 park circus 같은 회사도 있지만 인도영화와는 거리가 많이 멀고요. 물론 없진 않지만… 인도영화 중에는 가끔 직배사 배급망을 타는 케이스도 있어서 아주 없지는 않지만 ‘맛살라 상영’에 적합한 영화는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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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K 팀 소개

여기서 그.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있긴 합니다. IMK는 ‘Indian Movies in Korea’의 약자로, 지금까지 한국에선 보기 힘든 진짜 맛살라 영화들을 수급한 회사로 자주상영 개념의 상영을 해 온 단체입니다.


※ ‘자주상영’까지 언급하면 글이 길어지니 대신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https://brunch.co.kr/@52659e43026b40b/4


일본에서 이런 자주상영을 하던 ‘Indo Eiga’나 ‘인도영화동호회’라는 단체는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활용해 일본에 정식으로 인도영화 배급, DVD 및 블루레이 출시 등의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IMK는 이들의 역할을 한국에서 하는 단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영업상 비밀이 있어 어느 영화제에 무슨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이들의 도움을 받아 국내에 인도영화 수급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거 오픈하면 안 되나요? 국내에 더 많은 인도영화 원합니다… 답답…)



다만 영화는 상업영화일수록 수급료가 높을 수 있습니다. 결국 수급료 + 극장대관료 + 외부 자막 시스템 대여 비용 + α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굿즈 없이 한 번 보는데 3만원에(이보다 높을 수도 있음) 맛살라 상영 참여하실 분? 이라고 하면 돌비시네마 주말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이런 행사에 몇 명이나 참여할지 의문입니다. (그런점에서 아예 영화를 수입하시는 소지섭님 respect! ... 인도영화는 안 하셨지만)


규모가 있는 영화사라든지 영화제같은 공식 행사라든지 이런 곳에서 통큰 결심 해주면 좋겠지만 영화가 2년에 한 번 꼴로 개봉되고 수입되어도 아트영화 위주로 들어오는 현실 속에서 이런 요행을 바랄 순 없기에 그래서 전 오늘도 로또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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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너무 어두운 이야기로 끌어서 그나마 희망적인 결론을 내고 끝내봅니다. 2009년 이야기이긴 한데 당시 위원장이었던 이용관 씨가 증언하길 인도를 대표하는 스타 샤룩 칸의 《신이 맺어준 커플》야외 상영당시 점유율이 상당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09/0002170010


유사하게 위에 언급된 《나는 파리다》의 경우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태풍때문에 상영이 연기되고 일정이 밀려 7시에 상영하게 된 타 작품 상영 후 늦은 시각인 9시에 이어서 상영되었음에도 상당히 좌석 점유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오픈시네마 섹션에 계속 인도영화 밀어넣는 이유가 어디서 인도영화 틀어준다고 하면 찾아오는 관객들이 있다는 증거이고요 (Uhh… 그러고보니 설문 영화들이 ….)


간혹 넷플릭스에 인도영화가 서비스 되면 인기영화 차트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확실히 수요가 존재하나 이것을 가시화하는 장은 없고 대개 일회성 이벤트에 기대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죠.


이 글 자체가 어떤 수요 없는 공급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모멘텀이 될 계기만 만들어진다면 물살은 커질 수도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언제 나타날지 모르지만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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