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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Dec 02. 2023

끌어내림의 법칙

[요즘, 한국에 유행하고 있는 것]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테다”


끌어내림의 법칙. 비뚤어진 마음의 사람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면서 자신도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면서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 박탈감. 아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줬는데 공감이 가지만 결국 박탈감의 끝은 파멸이라고 생각했다.


A는 평소처럼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A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는데, 출근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사무실이 시끌벅적해졌다. 같은 팀의 동료가 자신의 일 년 후배 B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있었다. 후배 B가 팀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이다. A는 굉장히 놀랐고 화가 났다. 자신이 더 오래 회사에서 일했고, 더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했다. 분명 A는 B가 승진한 것을 축하해야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왜 나는 승진하지 못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회사가 싫어졌다고 한다.


원래 팀원들과도 사이가 별로였는데 그 후 팀원들과도 더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되었고, 점심에 혼자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무엇이 부족할까? ‘나도 팀장을 하고 싶었는데..’ 하고 생각했고 회사에 대한 기여도 A가 더 많이 했다고 계속 생각했다. 사실 회사에서는 A도 승진 대상으로 고려했지만 동료와 다른 부서와 잘 지내는 B를 결국 승진을 시키기로 한 것이다. 


A는 결국 화가 나서 마음먹고 상사와 면담해서 불만을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물론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조심스럽지 않게 쏟아낸 것 같지만 회사 다닐 때 적절한 피드백은 꼭 필요하다. 상사는 그에게 후배의 승진은 다양한 요인에 의한 결정이었으며, 아는 사람의 노력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사와 면담을 했지만 A는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은 지우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A는 승진한 후배 B가 회사에서 예전부터 해 오던 대로 하던 나쁜 행동을 고발하기로 한다. 결국 회사의 신문고를 통해서 후배 B가 업체로부터 접대를 받아온 사실을 익명으로 고발했고 B는 결국 승진이 취소되었고, 팀은 감사팀에 조사를 받아 분위기가 더 나빠지게 되었다.


결국 A도 팀장으로 승진하지는 못했고 팀장은 외부 경력자로 채용했지만 A는 행복하게 회사를 잘 다니면서 이직 준비를 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고, 앞으로 더 나은 기회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B를 끌어내리고 본인도 회사를 옮기려고 한다. B가 승진하는 것보다 행복해하는 A의 모습을 보면서, 올라갈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끌어내려 하향평준화가 행복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흥부전의 놀부 같은 사람들만 가득한 사회가 되고 있다. 요즘 사회를 보면 사람들이 더 이상 경제적인 상황이나 환경이 나아지길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주가 가득하고 배 아픈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가족, 친구, 지인에서 연예인을 넘어 인플루언서까지!!  SNS의 발달로 인해 서로의 삶을 너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부작용인지 남이 잘되는 걸 기뻐하기보다는 시기하고 질투한다. 자신이 잘되면 다른 사람이 질투할 수도 있으니 말을 조심해야 한다.


경쟁적인 사회 구조나 교육 시스템, 가족 내의 기대감이 작용해 개인의 시기나 질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유독 한국은 학업이나 회사에서의 성공이 크게 강조되는 사회다. 회사에서의 성공은 회사에서 승진하여 임원이 되라는 부분이 아니라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걸 많은 사람들이 성공이라 표현한다는 사실이다. 정작 들여다보면 그 좋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이상하게 주변사람에게 있는 좋은 것을 보면 그 사실 때문에 불편해지는 걸 느낀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기가 빨리 승진을 하거나 회사에서 인기도 많고 사람들이랑 잘 지내는 인싸가 이유도 없이 꼴 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친한 친구가 좋은 날 결혼을 하고, 20년 돈을 모아 아파트를 사고, 주변 사람들이 잘될 때 배가 아프다. 내가 더 잘난 것 같은데 뒤처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자꾸만 잘 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사소한 흠집이나 트집을 잡기 위해 애쓴다.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흔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월급이 작거나 하는 일에 대해 가치가 없다며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공무원 자체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 근데 정작 비난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취업을 하지 못한 취업준비생이거나 취업을 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똑똑한 척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친구가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면 갑자기 “그런데, 요즘 대기업은 40대만 돼도 정리해고 당하지 않나!?” 이런 말을 한다. 친한 친구가 남자친구가 생기면 교묘하게 가스라이팅을 하여 헤어지도록 유도한다. “남자가 더치페이를 하니 별로 마음이 없는 것 아냐? 니 남자 친구 별로다” 이런 식이다. 그래놓고, 우리 사이에 이 정도도 말 못 하냐며 아무 말이나 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을 깎아내리거나 끌어내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간이라면 모름지기 자기보다 잘난 사람과 바른 행동을 보면 노력하여 올라가야 아름답지만, 올라가지 못하거나 올라갈 가능성이 희박해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끼면 ‘나를 배 아프게 한 죄’에 대해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의 마음가짐이다.


이 거대한 사회 현상에서 개인이 멀쩡한 정신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이 현상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자존감이 박살 나게 된다. 실망스러운 자신의 모습이 견딜 수 없이 부끄럽다. 바닷가에 가서 게를 한 마리 잡아서 양동이에 담으면 혼자 기어올라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여러 마리의 게가 있으면 빠져나가려고 할 때 다른 게들이 나가려고 하는 게를 잡고 끌어내려서 모두가 지쳐서 못 나가게 된다. 


당신이 만약 열심히 살고 싶다면 이런 베짱이 같은 사람과 멀리 떨어지는 것이 답이다. 


P.S. 방구석에서는 누구나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이 될 수 있다. 그냥, 주변에 열심히 하는 사람과 어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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