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약한 몸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걸까?
언제까지 혼자 살 수 있을까, 몸의 상태를 가늠해 본다.
자립과 의존의 경계를 생각한다. 아프고 약한 몸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걸까?
나는 늘 어릴 적부터 혼자서 해내는 것을 좋아했다. 남에게 짐을 쥐어주고 싶지 않았고, 무언가를 부탁할 때 자꾸만 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립심이 강해 보이는 사람들을 동경했고, 강해 보이는 사람들이 좋았다. 혼자서도 반듯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외롭지 않은 지에 대해. 혹은, 외롭더라도 혼자 살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다.
이제는 새롭게 하나가 더 궁금해졌다.
자립을 '당한'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가족과 연이 끊겨서 선택권도 없이 혼자가 된 이들은 그들의 삶에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외롭지는 않을까? 외로워도 어쩌겠냐며 선택하지 않았던 삶들을 혼자서 견뎌내고 있을까. 나는 타인이 될 수 없기에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었다. 정말 인정하기 싫지만, 아마도 외로운 것 같다.
아예 괜찮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무뎌지지 못하고 무너지는 하루가 분명 존재한다. 그것을 내가 외면한다고 해서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에는 넘어졌는데, 혼자 일어날 수가 없어서 한참을 이상한 자세를 해가며 겨우겨우 일어났다. 만약 근육병이 조금 더 진행이 된 상황에서 넘어졌더라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아프면 또 어떻게 될까. 병원을 가야 하는데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누군가가 없기에 그대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건가? 생각만 해도 조금 아찔해진다. 장애인복지론 강의를 배우면서 죽음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나는 어떻게 죽게 될까.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게 될까.
막연한 질문들이 꼬리를 무는 순간 명확한 의문으로 자리 잡는다. 알 수가 없다. 진행성 장애를 가진 사람 중에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직 접한 적이 없어서일까, 아님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가 혼자서 살기 어려운 의존적인 성격을 가진 것일까. 정답은 실상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중요한 것이다.
미래의 안부가 불투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