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아이의 꽃길

by 김재호


꽃으로 태어나지 못해 슬픈 아이는

꽃을 꺾는다.


아이의 손길이 스쳐가고 나면

꽃이 떨어진다.


꽃으로 태어나 아픈 꽃은

눈물을 흘린다.




꽃으로 태어나지 못해 슬픈 아이는

꽃을 밟는다.


아이의 발 그림자 오고 가면

꽃이 으깨진다.


잘려나간 줄기들이 서로 부딪히면

바람이 분다.



자르지 않은 엄지손톱은 항상

녹색 피로 물들어 있다.


그렇게 아이가 가는 길은 꽃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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