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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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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Mar 6. 2023
샤워를 하다가 문득
비누가 작아지고 얇아졌구나 했다.
다음 날 샤워를 하다가
비누가 더 작아지고 더 얇아졌구나 했다.
다음 날의 다음 날 샤워를 하다가
작고 얇은 비누를 감상만 할 것이 아니라
새 비누가 필요하겠구나 했다.
다음 날의 다음 날의 다음 날 샤워를 하다가
새 비누가 필요하겠다고 했는데 했다.
다음 날의 다음 날의 다음 날의 다음 날 샤워를 하다가
새 비누가 필요하겠다고 했었는데 했는데 했다.
오늘 샤워를 하러 옷을 벗고 들어갔더니
향이 좋은 새 비누가
작고 얇은 비누 위에 올라와 있었다.
비누를 쓰지 않는 아내의 선행이리라.
덕분에 길었던 생각 하나를 덜어내고
다른 생각을 담았다.
의외의 사진도 두 장 생겼다.
고마우니까
나중에 이 비누가 다시 작아지고 얇아지면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기회를 또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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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된 꿈을 꿉니다. 뭐든 쓰고 있습니다. 꿈에서 깰까 봐 걱정입니다.^^ 스마트 소설집 [도둑년]을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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