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아니면 나에게
네가 아닌 사랑이라 불리던
시절.
시와 절이 교차하던
위험천만했던 바로 그때.
우리는
유통 기한이었을까
소비 기간이었을까.
삭아서 뭉그러지는 이별을
그대가 아닌 기대를 품에 안고
마르지도
흐르지도 않을
계절의 난간을 걸으며
초라한 노래
흥얼흥얼 읊조리듯
하늘의 위로를 따라
하나만 기억하던 꿈.
축복은 신의 약속이라지만
나는 그 뜻을 알지 못하니
눈에서 바다가 흐르고
입 밖으로 구름 밀어낸
바람의 그림자 스치니
우리는 슬프면 안 된다.
사랑은 길어도
상처는 더 길어도
사람은 짧으니까.
지금을 핑계로
대답 없을 내일이
여기 옆에 있다.
그거면 살겠지만
어쩌면 그러면 되겠지만
왜 나는 허기질까.
꼬르륵 소리가
나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