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봄.

by 김재호

고요한 달 그 위에

겨울의 나이테 떠있지만

그림자를 피한 바람은

생광스럽게

무게의 이유 받쳐든다.



날카로이 빛나던 것들의 하찮음

그 껍데기는 떨떠름하지만

늙은 어둠은 계절을 핑계로

둥근 씨앗 반으로 갈라

꽃을 부정한다.



순수함이 드러난 그 얼굴엔

변화의 의심으로 가득하지만

누구보다 간절한 것은

다짐이나 약속이 아니기에

누구도 강요한 적 없다.



발걸음과 발자국 사이로

하나둘 겨울이 녹아들겠지만

겨울의 물비늘 봄의 아지랑이는

서로 숨결이 다르기에

얄밉지는 않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와 '함께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