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달 그 위에
겨울의 나이테 떠있지만
그림자를 피한 바람은
생광스럽게
무게의 이유 받쳐든다.
날카로이 빛나던 것들의 하찮음
그 껍데기는 떨떠름하지만
늙은 어둠은 계절을 핑계로
둥근 씨앗 반으로 갈라
꽃을 부정한다.
순수함이 드러난 그 얼굴엔
변화의 의심으로 가득하지만
누구보다 간절한 것은
다짐이나 약속이 아니기에
누구도 강요한 적 없다.
발걸음과 발자국 사이로
하나둘 겨울이 녹아들겠지만
겨울의 물비늘 봄의 아지랑이는
서로 숨결이 다르기에
얄밉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