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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181 『첫사랑은 블루』 - 베키 앨버탤리

돌베개


⭐⭐⭐⭐⚡
p339
"하지만 역시 러브스토리가 좋겠지? 뭔가 사이먼다운 거, 해피 엔딩인 걸로."

영화는 극적이고 로맨스 친화적이었다면, 소설은 10대의 이야기답게 산만하고 예민한 속마음을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슬프게도 마틴에 의해 강제 커밍아웃 당하는 지점에선 이러나 저러나 마음이 찢어진다.

밝은 표지, 사이먼 특유의 유머, 가족과 친구의 포용에도 그늘 속에 가려진 듯한 비극적인 표현들이 많다. 영화에서 사이먼이 오열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장면들이 활자로 적혀있었다.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이 타인에 까발려지는 행위의 저간에는 그것을 죄악으로 여기는 대중의 시선에 대한 믿음이 있음이다.

사이먼이 친한 친구들에게도 고백하지 못하는 망설임, 우주가 변할거라는 걱정도 슬픈 것이다. 

대체로 비극으로만 일관했던 청소년 동성애에 관해 비관보다는 긍정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을 배치했지만 여전히 세계는 똥꼬에 사로잡혀있다.

p27
그곳에서 블루가 적은 글을 발견했다. 그건 마치 나에게 보낸 메시지 같았다. 단순히 게이를 떠나서 말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겨우 다섯 줄짜리 글이었지만, 문법이 정확했고 묘하게 시적이었으며 그때까지 읽어 본 어떤 글과도 완전히 달랐다.

p31
해리 포터와 드라코 말포이가 호그와트의 빗자루 보관함에서 수천 가지 방식으로 섹스를 하고 있었다. 개중에 문법이 정확한 것들을 골라서 밤새 쭉 읽어 보았다. 참으로 기묘한 몇 주였다.

문법과 맞춤법은 참으로 중요한거시다.

P57
맥주를 한 모금 홀짝여 본다. 이건... 어휴, 진짜 끔직한 맛이다. 아이스크림 같은 맛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게 뭐냐고.

마자 맥주 별로

P139
난 블루를 생각한다. 항상 블루 생각뿐이다. 어쩌겠는가, 내 마음이 항상 그쪽으로만 흐르는 걸.

P79
성전환의 날에 열광하는 게 결국은 가장 이성애자답고 잘나가고 운동선수다운 남자애들이라는 건 우스운 일이다. 아마 자기들의 남성성을 너무도 확신하기 때문에 전혀 거리낌 없는 거겠지.


십년도 더 전에 홍석천 씨가 mc로 참여했던 <커밍아웃>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참가자가 커밍아웃 후에 부담과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그리고 폐지됐고... 요즘엔 sns에서 어렵잖게 동성애자들을 찾을 있고 세계적인 추세는 분명하지만 여전히 비극은 너무 쉽게 만들어진다.

여하간 끝내는 고맙다.
사이먼이 행복해져서 고맙다.

p339
"하지만 역시 러브스토리가 좋겠지? 뭔가 사이먼다운 거, 해피 엔딩인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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