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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189 『고백』 - 미나토 가나에

비채


⭐⭐⭐⭐
p284
그러지도 못하는 겁쟁이가 언제까지고 잘난 척 종알종알, 멋대로 구는 일은 더는 용서치 않으렵니다.

자신의 딸을 살해한 학생들을 향한 복수를 이루는 과정에 한치의 공허함이나 도덕적 고민, 그 어떤 머뭇거림도 없다. 날카롭고 서늘하게 침투하는 모리구치 선생의 결단은 학생 A와 B, 슈야와 나오키의 삶을 서서히 얼리더니 동상凍傷과 괴사의 상태까지 이르게 한다.

#이와이슌지 감독의 #릴리슈슈의모든것 을 떠올리게 하는 비뚤어진 청소년과 비뚤어진 학교와 일그러진 기성세대. 그리고 이 책은 비뚤어진 세상에 어울리는 비뚤어진 정의로 정확하게 걸어 들어간다.

경사진 땅바닥에 곧게 서기 위해서는 발목을 비틀어야 하고, 수평이 맞지 않는 이미지의 불균형은 불편한 법이다. 

이 결말을 이야미스(읽고나면 불쾌하거나 찝찝해지는 미스터리물)로 느끼지 않고 당당한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내가 비뚤어진 관점을 가졌는지도 모르겠지만.

'고백'이라는 이 제목은 5명이 6장에 걸쳐 토해내는 자기만의 고백이라는 의미를 넘어 괴괴하고 비뚤어진 세계의 면면을 대신 고백하는 장르문학의 사회적 얼굴이 쥐어짜는 비명 같이 들렸다.

p.s. 기억을 뜯어보면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면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강력범죄나 폭력을 몰라서, 실수로 저질렀다는 변명이 오히려 위험하다. 대개의 사람은 폭파 버튼을 실수로도 누르지 않도록 마음 깊은 곳에 숨겨 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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