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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Nov 29. 2018

241 『작별』 - 한강

강화길 권여선 김혜진 이승우 정이현 정지돈


⭐⭐⭐⚡
p46
어째서인지 그녀 자신 역시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았다.

한강 작가의 수상작은 단연 돋보인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박명 薄明'이라는 단어마냥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며 영원할 것만 같은 찰나의 밝음이 세 인물을 차례로 조명하고 증명한다.

마흔의 어느 겨울, 벤치에서 잠시 빠졌던 졸음에서 깨니 그녀는 눈사람이 되어있었다.

이혼 후 홀로 키운 고입을 앞둔 아들과 자신이 다닌 조그만 회사에서 인턴을 했던 7살 연하의 연인 현수를 두고 눈사람이 된 그녀가 보내는 작별의 이야기가 담담한듯 처연하게 담겨있다.

눈사람으로 변하였으나 심장 언저리와 눈가는 따뜻한 열기로 녹아든다. 외롭고 각박하며 차가운 세계에서 무엇이 사람을 증명하는가와 더불어 눈사람으로 맞이하는 녹아드는 소멸이 더없이 인간적이다.

일상어를 벗어나지 않는 단어들과 이들로 다져진 문장의 리듬은 왜 동시대 한국 작가 중 그가 단연 독보적인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개인을 부수는 폭력의 세계에서도 찰나의 박명을 쫓는 작가의 일관된 세계관은 압도하는 힘이다.


다음은 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 중 발췌,
-
“다른 소설을 쓰기 위해 1년째 매달려 있던 지난해 여름 갑자기 한 사람이 떠올랐고 녹아 없어지기 전에 모든 것과 작별해야 하는 사연을 담아 썼다. 처음 제목은 `사이'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작별'로 제목을 바꾸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강화길 작가의 #손 , #정이현 작가의 #언니 , 다시 읽게 된 #정지돈 작가의 #빛은어디에서나온다 가 인상적이었다.

p.s. 문학상의 취지나 특징 같은 걸 소개해줘도 될거 가틍데...
p.s. 별점은 수록작의 평균으로 생각해주세요... �




















#작별 #작별_한강 #한강 #제12회김유정문학상수상작품집 #김유정문학상수상작품집 #은행나무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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