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일본 추리소설
⭐⭐⭐
p107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 있는 사람은 분명 꼽추였다. 하지만 그게 하치야인지 모리에인지는 누구도 바로 판단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시체에는 머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요코미조 세이시나 에도가와 란포나 지금의 시각으로 볼 때 인권 감수성이 밑바닥인 것에는 다름 없으나 그나마 세이시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더 많이 읽히고 그나마 번역도 더 된 것은 피폐한 당대의 정신적 퇴폐를 비교적 현실적으로 잘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꼽추는 척추 장애를 낮잡은 말)
이 책은 서술 트릭과 이중 살인이 주요한 두가지 맥인데 1926년에 발표된 #애거서크리스티 의 #애크로이드살인사건 이 워낙 강렬하고도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었던 탓에 1948년의 다소 비약적인 서술 트릭을 제시하는 이 소설은 다소 헐겁다.
다만 요코미조 세이시 특유의 균형이 무너진 뒤틀린 인간 군상이 빚어내는 퇴폐적인 분위기는 단연 독보적이기에 중독을 부르는 매운 음식처럼 종종 생각난다.
게다가 출간된 #긴다이치코스케 시리즈의 절반을 넘기니 왠지 끝까지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묘한 의무감이 나를 부른다.
p.s. 책 제목은 몽유병을 빗댄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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