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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Nov 29. 2018

258 『민트의 세계』 - 듀나

창비 한국SF소설


⭐⭐⭐⚡
홍대와 영등포, 국회와 일산 킨텍스를 오가며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가다가 몰락한 인천을 무대로 염동력자와 정신감응자, 독심술사, 자폭능력자, 복합능력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의 힘을 충전해주는 배터리

p15
2026년 첫 번째 배터리가 전주에 나타나고 전 인류가 배터리에게서 에너지를 얻는 초능력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미국 코믹스에 나오는 슈퍼히어로처럼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능력은 그렇게 단순하게 디자인된 게 아니었다.

2049년 정부와 기업 LK가 쥐고 있는 질서를 뚫고 나오려는 능력자들, 특히 민트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SF와 미스터리를 오가며 전개되는데, 표지나 제목으로 어떤 예쁜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작가가 직조해내는 세계의 묘사는 간접적으로 이루어지며 어떤 인물들은 의도적으로 은폐시킨게 아니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시간과 사건을 오가는 절단면들은 #윌리엄버로스 의 컷업(시공간의 연관없이 '툭' 끊어지는) 기법을 떠올리게 할만큼 매끈하면서도 무관하게 읽힌다.

거기에 급작스레 등장하는 인문들의 관련성은 이야기 자체에서 독자가 추리해야 하는 과거 사건이라는 숙제를 내주는 듯하기까지 하는데...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게 하는 결말에 다다르게 될 때 이 촘촘하게 짜여진 '민트의 세계'가 인간의 진보가 아닌 진보한 인간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게 된다.

'민트가 왜?'라는 가장 묻고 싶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나는 이 작가의 작품을 워낙 드문 읽다보니 자신있게 쓰기는 어려우나 사실... 독자의 몫으로 남기는 듯한 (개인적으로는) 무책임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이다.

'이건 독자가 좀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해'
빈칸을 채우시오나 공백을 상상하라는 그런 느낌?

어떻게보면 이 책은 작가의 결말에 부칠 독자의 호불호를 침해 당한...

듀나라는 저자 특유의 도발이다.

















#민트의세계 #듀나 #창비 #한국소설 #sf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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