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 일본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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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8
"그건 뭐랄까, 꼭 우리 마음속에 흙 묻은 발로 들어 오는 거랑 같은 거예요. "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나 애독자는 아니지만 몇 편 읽은 경험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은 1985년의 이 작품이 그의 경향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모범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독자의 옆에서 걸어가는 듯한 친근하고 편안한 문체와 속도감, 주인물들의 모호한 태도에서 뽑아내는 다소의 불안과 의심, 평범한 인물들과 자신의 경험이 두드러지는 소품, 그리고 남녀 확실하게 징박아서 역할 배분하는 일본어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는 고전적 감수성까지...
세이카 여고를 배경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화자인 수학선생 마에시마는 자신이 겪은 몇 가지 위협을 떠올린다.
교사 탈의실에서 벌어진 밀실살인, 학생들과 교사들 간의 심리 장벽, 축제날 전교생 앞에서 벌어진 살인과 몰랐을 수밖에 없었던 몰라서는 안 될 그런 사연들이 나열된다.
이 정도 수준의 추리소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지나왔을테고 나오기도 힘들다는걸 알지만 늘 고르고 고르며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늘 놀라거나 늘 감탄하기는 어렵게 만드는 그런 과거의 작품들이 있다.
딱 정확히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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