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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Nov 29. 2018

263 『단 하나의 문장』 - 구병모

문학동네 한국소설 추천


⭐⭐⭐⭐⚡
p23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어디 헬조선의 삼류 글쟁이를 외국의 거장들에게 갖다대냐는 준엄한 일갈이 사방에서 창궐했다.

이 단편집은 경이롭다. 
소설이 도끼로서 작용하는 실례 그 자체다.

독자로서는 호화로운 성찬이지만, 소설이 담아내는 이슈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피할 수 없는 정면의 사건들이기에 그저 입 벌리고 감탄에 빠질 수도 없게 만드는 복잡한 심경을 안겨준다.

왜 구병모, 구병모 하는지 아아... 
그의 작품을 대여섯번씩, 열번 넘게 읽었다는 독자들의 글을 심심찮게 봐왔는데 이 단편집은 그 이유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야기만으로도 매력적인데 문장을 다루는 실력도 최근 읽은 소설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며, 단편 하나에 여러 사회적 이슈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독자가 길을 잃지 않게끔 단정하고 깔끔하게 다듬어낸다.

#웨이큰 이나 #미러리즘 은 SF의 범주에 있으면서도 여성, 이민자, 계약직 등의 이슈를 포괄해서 다루고, #어느피씨주의자의종생기 , #곰에대해생각하지말것 #오토포이에시스 , #사연없는사람 은 작가의 유머와 언어에 대한 감각을 호화롭게 보여준다.

p249 <곰에 대해 생각하지 말 것>
서사의 호응과 완성을 위해서

두번째 세번째 수록작인 #한아이에게온마을이 와 #지속되는호의 는 아이를 가진 여성의 이야기로 불편하고 괴로운 심정을 자극하는데 연달아 배치해서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그것이 우연인지 계획된 배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독자로서는 참으로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네번째 작품은 남성을 여성화 시키는 주사기 테러를 소재로 하는 <미러리즘>인데, 이 순서는 교활하다.

그러니까 작품의 배치마저 매력적이다.
이야기 하나하나의 정체성만으로도 버거운데 그 배치에서마저 독자를 괴롭히는 도끼질이 널을 뛴다.

아아,
이 책을 읽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이 책을 읽어도 구워 먹히리
아아 얄라리 얄라셩
구병모가 나타났다

p162 <웨이큰>
듣기 괜찮으시나요. 불편하지 않은가요.

























#추천 #추천책 #단하나의문장 #구병모 #문학동네 #한국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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