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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y 18. 2018

106 『금색기계』 - 쓰네카와 고타로

『금색기계』 - 쓰네카와 고타로,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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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마침내 생명의 빛을 깊은 우주로 살짝 밀어냈다.

호기심 자극하는 제목대로 진짜 '금색기계'가 등장하는 일본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메이지 유신으로 폐번치현이 일어난 직전이 에도시대로, 근대화 이전 판타지가 묵인되는 배경이다.

설화의 환상성이 용인되는 그 마지막 시대가 일본은 에도시대인듯. 우리나라도 조선이 망한... 아니 나라를 팔아넘긴 이후로 막연한 판타지가 사라졌으니 그렇게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시대를 뛰어넘어 유젠가를 수호하는 금색기계와 특별한 능력을 이어받은 하루카, 구마고로가 주인공이라면 주인공이다. 하루카는 생명을 우주로 밀어내는, 고통없이 사람을 죽이는 능력을 가졌고 구마고로는 살의를 빛과 검은 안개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아름다운 표지나 안락사와 연명치료의 갈등, 유곽에 대한 작가의 묘한 태도 등 상을 받음직한 갖가지 소재들이 풍부하게 뒤섞여 있어서 즐겁기는 하지만...

인물들간 죽고 죽이고... 되갚기도 용서하기도 사그라들기도 하는 숙명을 지나간 에도 시대라는 낭만으로 추억하는 감상적인 지점은 잘 공감되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추리협회상 심사에서도 논쟁이었다는 #추리냐아니냐 하는 문제는 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굳이 광의적으로 본다면 인간사의 인과관계, 시작과 끝, 그리고 초자연적 존재인 금색기계마저도 절대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조절된다는 작가의 세계관에 당도하게 된다.

세대를 뛰어넘은 기억과 힘과 인간의 수호신인 금색기계가 상징하는 하나의 시간인 에도 시대가 그 힘의 일부인 하루카에 의해 우주의 낭떠러지로 살짝 밀리는 순간.

if는 없지만 잊어선 안되는 남은 문제를 소설 속 주요 사업(?)인 유곽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면... 찝찝함이 남는다.

뭐라고 썼는지 모르겠네...

하지만 분명한 건 금색기계는 에도시대를 상징한다는 것.


#금색기계 #쓰네카와고타로 #rhk #일본소설 #추리소설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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