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제자리에』 - 최정화, 문학동네
●●●
p153 - 물론 그것은 속이 텅 비어 있는 평화였다.
ㆍ
여덟편의 단편이 담긴 이 소설집은 문장의 온도가 서늘하다. 화자의 위치나 성별이나 직업이 어떠하든 인물의 체온을 상실하게 만드는 완벽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ㆍ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열려있고 그러기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와 관계, 그런 사회가 될수록 내면의 더 깊은 곳으로 숨으려 하는 성질이 인간의 고유한 본능인냥 말이다.
ㆍ
그렇게 가까이 가려 할수록 멀어져서는 결국 맞닿을 수 없는 한계, 알맹이 없는 진실은 비틀어봤자 한숨밖에 새어나오지 않는다.
ㆍ
위험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경향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에서 자주 보인다. 문단 편향적인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공유하는 작가 여럿이 떠오르는데 사실 반갑지 않은 연상이다.
ㆍ
모호함과 거리감, 기억과 현재를 구분하지 못 하고 헤매는 이야기가 여러 단편에서 반복된다는건 아쉽다.
ㆍ
개인적으로 단편에서 발견하길 바라는 개성이 작가 개성의 반복은 아니다.
ㆍ
표제처럼 '모든 것을 제자리에'서 멀리 가지 않게 만든다.
ㆍ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조심스럽게 안전지향적인 태도로 드러나는 것만 같았다.
ㆍ
#모든것을제자리에 #최정화 #한국소설 #문학동네 #단편소설
#소설집 #책 #독서
ㆍ
#모든것을제자리에 #최정화 #한국소설 #문학동네 #단편소설
#소설집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