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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n 10. 2018

123 『모든 것을 제자리에』 - 최정화

『모든 것을 제자리에』 - 최정화,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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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3 - 물론 그것은 속이 텅 비어 있는 평화였다.

여덟편의 단편이 담긴 이 소설집은 문장의 온도가 서늘하다. 화자의 위치나 성별이나 직업이 어떠하든 인물의 체온을 상실하게 만드는 완벽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열려있고 그러기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와 관계, 그런 사회가 될수록 내면의 더 깊은 곳으로 숨으려 하는 성질이 인간의 고유한 본능인냥 말이다.

그렇게 가까이 가려 할수록 멀어져서는 결국 맞닿을 수 없는 한계, 알맹이 없는 진실은 비틀어봤자 한숨밖에 새어나오지 않는다.

위험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경향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에서 자주 보인다. 문단 편향적인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를 공유하는 작가 여럿이 떠오르는데 사실 반갑지 않은 연상이다.

모호함과 거리감, 기억과 현재를 구분하지 못 하고 헤매는 이야기가 여러 단편에서 반복된다는건 아쉽다.

개인적으로 단편에서 발견하길 바라는 개성이 작가 개성의 반복은 아니다.

표제처럼 '모든 것을 제자리에'서 멀리 가지 않게 만든다.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조심스럽게 안전지향적인 태도로 드러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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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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